[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공연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는 모두 끝났지만, 한번 당겨놓은 흥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길거 길었던 90년대의 가요계를 다루기에는 이틀은 턱없이 부했기 때문이다.
그리운 가수 터보와 김현정, 그리고 S.E.S의 무대를 보여주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었던 ‘토토가’의 마지막 이야기가 3일 방송된 ‘무한도전’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주에 이어 이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쿨, 소찬휘, 지누션, 조성모, 이정현, 엄정화, 김건모였다.
먼저 걸그룹 쥬얼리의 멤버 예원이 일일 유리로 나선 쿨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애상’과 ‘슬퍼지려 하기 전에’를 완창하며 단번에 분위기를 달궜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쿨이었지만 여전히 이재훈의 목소리는 전성기 때와 마찬가지로 시원시원하고 경쾌했으며, 일일 유리 예원 또한 유리 특유의 느낌을 재연하며 그녀의 빈자리를 가득 채웠다. 딸에 앞에서 처음으로 쿨에 무대를 선보인 김성수는 최선을 다해 공연에 임하며 짠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지누션의 무대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완벽했다. 각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낯설 수 있지만 랩 실력을 비롯해서 무대매너, 특유의 여유로움과 강렬함가지, 예전 그대로였다. ‘A-Yo’와 ‘전화번호’를 소화하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여기에 엄정화하 함께 부른 ‘말해줘’까지 부르며 그야말로 최고의 무대를 완성햇다. 모든 무대를 마친 지누션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을 향해 “현석이형 보고 있지? 이제 앨범 내야 할 것 같아”라고 너스레를 떨며 다시 한 번 무대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진 무대는 조성모와 이정현, 엄정화 솔로 가수들의 대결이었다. 애잔한 발라드 ‘투헤븐’으로 감성적인 무대를 꾸민 조성모는 이내 분위기를 전환, 옷길을 흩날리는 댄스가 인상적인 무대를 완성했고, 이에 팬들 역시 조성모를 따라 옷깃을 휘날리며 환성을 보냈다.
무대에 대해 가장 큰 애정을 보였던 이정현은 동양적인 미가 발산되는 무대를 연출하 며 전성기와 똑같은 무대를 완성해 나갔다. ‘와’가 여전사였다면 다음 곡인 ‘줄래’에서 귀여운 바비인형으로 변신한 이정현은 오빠의 마음을 사로 나가갔다. 엄정화의 무대는 여전히 섹시했다. ‘초대’로 분위기를 살린 엄정화는 이후 ‘포이즌’를 소화하며 가수로 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포이즌’에서는 김종민 대신 ‘V맨’으로 나선 유재석과 함께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으로 즐거웠던 ‘토토가’가 마무리 됐다. 하지만 여전히 관객들과 시청자들, 그리고 가수들은 아쉬움을 표했고 때 마침 터보의 ‘트위스트 킹’이 준비되면서 갑작스러운 앙코르 공연이 펼쳐졌다. 현장에 있는 가수와 관객들은 물론이고 TV를 보는 시청자들까지 노래를 흥얼거리고 어깨춤을 추며 90년대의 무대를 즐겼다.
90년대 가수들의 엔딩무대까지 마치면서 ‘토토가’가 모두 마무리 됐다.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일회성으로 그치기에는 아직 못 나온 가수들도 많으며, 알려지지 않은 명곡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만 해도 완벽한 재결합을 이룬 팀도 있지만 S.E.S나 쿨의 경우 결혼 후 임신과 출산 문제로 부득이하게 합류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핑클이라든지, DJ DOC, 신승훈 등 90년대를 호령하고 여전히 사랑받는 노래들이 많이 남아있다. 여기에 예고에서 공개됐던 ‘무한도전’의 뒷풀이 현장 또한 공개되지 못했다. 여전히 시청자들은 ‘토토가’의 못 다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몇 년 전 90년대의 팬 문화를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같이 ‘토토가’ 그 당시의 문화를 향유하던 이들에게는 향수를, 이를 모르는 세대에는 나이의 유무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문화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토토가’는 ‘무한도전’의 기획을 뛰어넘어, 90년대를 기억하고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위로이자 일종의 축제였던 것이다.
아직 공개되지 못한 90년대 문화의 유산들은 많다. “언제 또 이런 무대 설 수 있을까”라고 말하는 연예인들처럼 팬들 역시 “언제 또 이런 무대를 볼 수 있을까”라며 아쉬워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시즌2의 제작을 기대하고 있다.
‘무한도전-토토가’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쉽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