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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인격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나의 원맨쇼가 될 거란 전망이 있다. 그렇다면 정말 단순한 작품이 될 것이다. 함께 하는 배우들이 빛나지 않으면 차도현 역시 살아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다.”
지성은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드라마 ‘킬미힐미’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극 중 승진그룹의 외동아들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 차도현 역을 맡았다. ‘의문의 Z’ ‘페리박’ ‘나나’ ‘안요나’ ‘안요섭’ ‘신세기’ 등 총 7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
지성은 “7개 캐릭터를 한 배우가 잘 소화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차도현이 주변 인물들에게서 어떤 상처를 받았기에 인격이 분리됐는지, 상처 치유를 어떻게 해나가는지에 중점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의 내 연기는 보통 수준”이라며 “단지 차도현처럼 상처받은 국민들을 ‘힐링’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간의 호흡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나만 돋보이진 않는다”며 “오민석(차기준 역)의 날카로운 눈빛에 기가 죽고, 박서준(오리온 역)의 발랄함에서 나이의 힘을 느끼고, 황정음(오리진 역)과는 호흡을 맞춰본 적 있어서 더 잘해낼 수 있다”고 동료들의 장점을 설명했다.
오민석은 이에 대해 “차도현의 경우 7개 인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시선이 쏠릴 수 있다”면서도 “내가 맡은 차기준 역시 극 중 관계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도현을 만났을 때 보여줄 나의 연기가 지성의 연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박서준 또한 “차도현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오리온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며 “오리온 역할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역할도 훨씬 더 중요해진다. 지성과 황정음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 사람들이 오리온 역할을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황정음은 “각각 맡은 역할의 사이즈가 있는 법”이라며 한바탕 웃은 뒤 “욕심을 내면 드라마가 망가진다. 좋은 배우, 스태프, 대본이 있어야 드라마가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하면 지성의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엔 지성오빠 밀어줘도 된다. 사실 누가 돋보이기 위해 연기 한다는 건 말도 안되잖나”라고 농담 섞인 말로 웃음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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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당시 로맨틱코미디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했는데 때마침 만났다.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며 “황정음의 발랄함이 어마어마하다. 상대 배우의 리액션이 중요하단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느꼈다”고 칭찬했다.
이어 “이전과 비교해 잘해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면 잘 해내지 못할 것 같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정음은 “지성오빠와 만난다고 해서 부담이 없었다. 좋은 인연인가 보다 생각했다. ‘비밀’을 통해 멜로연기를 처음 했는데 지성오빠가 잘 끌어줘서 다행이었다. 얹혀갔다”며 “각자 역할이 뭔지 서로 잘 알기 때문에 편하고 좋다. 다시 함께 하게 돼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킬미힐미’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 선택했다”며 “대본을 보자마자 ‘쉬고 싶은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이킥’ 때의 발랄함은 없지만 지금까지 채워왔던 것들을 연기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황정음은 ‘골든타임’에 의사 역할로 진중한 매력을 보였고, ‘비밀’에서 멜로 연기로 애틋함을 더했다. ‘끝없는 사랑’을 통해 시대극 주인공으로서 연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감정이 실린 웃음을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많은 작품을 해온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되겠거니 느껴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해 초 제작 소식이 알려진 ‘킬미힐미’는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 온갖 ‘설’이 제기됐지만 캐스팅 확정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다 지성과 황정음이 주연으로 낙점돼 한 달 전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캐스팅을 확정지은 박서준은 이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그는 “KBS ‘비밀’에서 호흡을 맞췄던 지성, 황정음 선배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력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내가 선배 두 명 사이에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촬영 한 달째 방송 이틀 전이 되니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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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 방송사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하이드지킬 앤 나’라는 작품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김PD는 “‘킬미힐미’가 먼저”라고 강조하며 “이런 소재의 작품을 한다고 업계에 모두 알린 후에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SBS에서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제는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절절한 로맨스다. 그 내용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로맨틱코미디를 넣어 중반까지 끌어간다”며 “서로 다른 작품이기 때문에 시청자 분들이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PD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소재이자 장르”라며 “다중인격이란 소재를 통해 ‘치유의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에 잘 접근하겠다. 주성치도 흉내내고, 브로맨스도 느낄 수 있다. 여러 장르의 혼합을 통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
한편 ‘킬미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다. 지성, 황정음, 박서준, 김유리, 오민석 등이 출연한다. 7일 오후 10시 첫 방송.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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