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 표 로맨틱 코미디였다. 기억을 상실한 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무장한 사라는 한예슬의 히트작 MBC ‘환상의 커플’ 나상실과 다르지 않았다. 주상욱은 특유의 넉살로 코믹한 점을 더욱 부각했다. 한예슬과 주상욱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는 그야말로 ‘환상의 커플’이었다. 그러나 훌륭한 조합으로 단 2회 만에 자체최고 시청률 10.0%를 찍었음에도 그 이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왜 ‘환상의 커플’이 되지 못한 채 그저 그런 로코물이 되고 말았을까.
11일 오후 방송된 ‘미녀의 탄생’ 마지막회에서는 사라(한예슬 분)와 한태희(주상욱 분)가 자신을 괴롭히던 한민혁(한상진 분), 이강준(정겨운 분), 교채연(왕지혜 분)의 죗값을 치르게 한 뒤 결혼식을 올리며 해피엔딩을 이루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한태희는 위너 그룹 대표 이사 자리가 걸린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살해하려던 한민혁의 음모를 밝혀냈다. 그는 “원래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라며 한민혁의 손에 수갑을 채웠고, 주주 80%의 동의를 받아 드디어 위너 그룹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과거 고백으로 사면초가에 처했던 사라 역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교채연과 이강준의 불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점을 방송에서 모두 폭로해 두 사람의 몰락을 이끌었고, 동시에 자신을 향한 여론을 긍정적으로 바꿔놨다. 반면 교채연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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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이룬 두 사람에 남은 건 로코물 전형적인 결론인 결혼뿐이었다. 사라는 한태희에게 “내가 먼저 프러포즈하고 싶었다. 우리 결혼하자”는 고백을 건넸고, 한태희는 “이제 내가 답변할 차례인가. 내 대답은 ‘예스’다”고 화답하며 일사천리로 결혼식을 준비했다.
이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라와 멋진 턱시도 차림의 한태희가 서로 눈을 맞추며 식장 안으로 들어가 행복한 미래를 암시했다. 남녀관계의 종착역은 ‘결혼’이라는 고정관념이 엿보였다.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의 복귀작,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연상케 하는 ‘전신성형’이란 소재, ‘로코킹’ 주상욱과 앙상블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한예슬의 히트작 ‘환상의 커플’과 묘한 교집합이 있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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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었지만 인기에 불은 쉽게 붙지 않았다. 뻔한 전개 속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한예슬, 주상욱의 캐릭터가 잘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 4차원이면서 뻔뻔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벽’ 싱크로율을 보였던 한예슬은 남편에게 버림받고 전신성형으로 ‘초절정’ 미녀가 된 사라 역을 맡았지만 극 중반 복수극이 신파로 변하면서 그 매력이 감소했다.
주상욱도 다르지 않았다. 전작 MBC ‘앙큼한 돌싱녀’에서 전처에게 복수하기 위해 성공한 차정우 역을 제대로 소화해내며 ‘로코킹’다운 면모를 뽐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강점이 제대로 살지 않았다. 복수와 로맨틱 코미디에 양다리를 걸친 장르 탓에 그가 맡은 한태희는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로 남고 말았다. 좋은 스트라이커를 쓰고 제대로 골을 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앞서 강력한 캐릭터 향연으로 승부수를 봤던 ‘환상의 커플’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한편 ‘미녀의 탄생’ 후속으로는 장신영, 이태임, 남보라, 배수빈 등이 주연한 ‘내사랑 반짝반짝’이 오는 17일 첫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