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마지막까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쁜 놈들을 잡고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3개월 간 뛰어다닌 인천지검 민생안정팀 검사들의 이야기 ‘오만과 편견’이 13일 방송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됐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어렵다는 평을 받았던 ‘오만과 편견’의 끝은 그들의 행적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열린 결말’이었다.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악에 축’이자 화영그룹의 실세 박만근을 재판에 끌어올리기 위해 희만과 동치를 비롯한 민생안정팀은 마지막 총력전을 실시한다. 박만근의 실체인 검사 광국(정찬 분)을 공소시효까지 할 앞두고 1999년 12월 한별이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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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순간 숨어있었던 광국이 등장했고, 겁을 먹은 아름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 거짓증언을 하게 된다. 광국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재판은 난항을 겪게 된다. 희만과 동치가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민생안정팀의 열무(백진희 분)와 강수, 그리고 장원(최우식 분)과 광미(정혜성 분)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뛰어다닌다.
그와 동시에 동치와 희만은 광국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결국 사건의 마지막 목격자인 자신의 아버지마저 증인석에 세운 동치는 15년 전 그날 강수를 구하기 위해 백곰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쳤으며, 그로 인해 백곰이 죽었음 고백한다. 모두가 충격에 빠진 사이 장원이 나타나 과거 15년 전, 광국이 과거 한별의 살인을 지시할 때의 목소리가 담긴 파일을 증거로 제출한다.
민생안정팀의 활약으로 광국은 20년 형을 선고받으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했다. 재판이 끝나고 한숨 돌리려는 찰나 자신의 승용차에 오른 희만은 뒷자리에 숨어있던 남자를 백미러로 보게 된다. 화영 그룹을 적으로 돌린 문희만은 죽음을 암시한 듯 지그시 눈을 감았으며 이후 한별이의 영상이 오버랩되면서 죽음을 암시했다.
희만의 생사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 속 3년이 흘렀다. 검사 복을 벗은 동치는 변호사가 돼 있었으며 열무는 수습검사에서 진짜 검사가 됐다. 다시 만난 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사랑이 시작됐음을 밝히며 절반의 해피엔딩을 이루었다.
‘오만과 편견’은 처음 시작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이는 비단 ‘오만과 편견’이 열린결말로 마무리 돼서가 아니다. 처음 15년 전,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 했던 동생의 억울한 죽음의 배경을 알기 위해 검사가 된 열무에서 시작된 사건은 수사가 진척될수록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대 조직과의 맞닥뜨림, 그리고 비극과 비극이 맞물리면서 상처 입은 이들이 하나 둘 씩 나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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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의 죽음에는 동치도 연관이 돼 있었다. 바로 그가 유일한 목격자이자 강수를 위기에서 구해준 사람이었던 것이다. 평생 반듯하게 죄를 짓지 않고 살았다고 자부했던 동치였지만, 그 과정에서 동치는 자신도 모르는 죄를 저질렀다. 바로 강수를 구하기 위해 납치범 백곰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가격했는데, 그만 그로 인해 백곰이 죽은 것이었다. 나중에 이 같은 진실을 알고 난 후 “전 평생 죄 안 짓고 살 줄 알았다”는 동치의 대사는 씁쓸함을 안기기도 했다.
일상적이지도 않고, 보편화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 ‘오만과 편견’이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스토리로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 작은 죄를 덮다가 더 큰 죄를 불러오는 점, 그리고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점, 더 나아가 모두는 실수를 저리를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인 동시에 이를 극복해 나간다는 기본적인 점을 다루며 안방극장을 공략해 나갔다.
사회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재판장에서 “박만근은 못 잡는다. 죄를 지을 필요가 없거든”라는 광국의 말과 “박만근이 무서운 건 대신 죄를 지어주는 사람들, 그 죄를 덮어주는 조직이 있어서다”라는 희만의 말은 이 시대 묵직한 파문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과연 박만근이 저 하나일까요?”라는 광국의 질문은 ‘갑의 논란’을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를 겪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와도 같았다.
여러 울림을 준 ‘오만과 편견’이지만 뒤로 갈수록 뒷심이 부족한 것은 아쉬웠다. 많은 이들이 지적한 ‘오만과 편견’의 최대 단점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내용적으로 어려움도 있지만, 하나의 사건에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려다보나 어느 순간 난해해 지는 시점이 왔었고, 이는 중간부터 보게 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지게 했다. 여기에 매회 이뤄진 반전 그리고 또 반전은 너무 극적인 긴장감을 끌어놓다 보니 때로는 안방극장을 피곤하게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잘 만들어딘 웰메이드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환호하고 시즌2제작을 요구하고 있다. 어찌됐든 간만에 깊은 울림을 준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응답한 것이다.
한편 ‘오만과 편견’ 후속으로 장혁, 오연서 주연의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오는 19일 방송 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