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화려한 한류스타는 없었지만, 진중한 연기 속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 배우들은 있었다. 연출과 극본 그리고 배우의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무엇보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자신의 옷처럼 잘 살려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사람과 사랑을 무기로 나쁜 놈들과 맞장 뜨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사회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선사했던 ‘오만과 편견’이 14일 방송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됐다.
‘오만과 편견’의 인기 요인으로 빈틈없이 쓰여진 탄탄한 극본과 더불어 유려하게 편집을 한 연출의 힘도 있겠지만, 주연배우 최진혁, 백진희를 필두로 수십 년 연기내공을 자랑하는 선배배우에서부터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들의 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오만과 편견’은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단역도 다시 봐야 하는 했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오만과 편견’에서 가장 빛을 낸 주인공은 바로 최민수였다. 최민수에 의한 최민수를 위한 최민수의 드라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가 연기했던 문희만은 안방극장에 가장 많은 인기를 받았던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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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민생안전팀의 부장검사 문희만은 무척이나 독특한 인물이다. 선인 것 같다가도 이내 악으로 돌변하고, 악인 것 같다가도 이내 선으로 돌아서는 그야말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최민수는 그간의 연기경력이 허투루 쌓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있었으며, 대사 뿐 아니라 작은 몸짓과 눈빛, 표정을도 미스터리한 문희만이라는 역할을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을 점령해 나갔다.
제작발표회 당시 문희만 역에 몰입한 듯 모든 답변과 대화를 문희만 어투로 일관했던 최민수는 ‘오만과 편견’ 21회 내내 문희만 그 자체와 같았다. 선배격인 최민수가 민생안정팀 배우들의 무게를 잡아주며 연기의 합을 보는 재미를 높였다.
주연배우 최진혁과 백진희의 호흡 역시 좋았다. 이른바 ‘MBC 공무원 커플’인 최진혁과 백진희는 ‘오만과 편견’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역할 소화 능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를 통해 재평가를 받으며 유명세를 얻은 최진혁은 1년 만에 ‘오만과 편견’에서 대폭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케 했다. ‘오만과 편견’에서 최진혁이 연기한 구동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진지한 검사로서의 자세과 능청맞은 순정남을 넘나든다는 것이었다. 인천지검 안에서 흔들릴 바에는 부러지겠다는 태도를 보여주었던 수석검사로 카리스마를 뽐냈던 최진혁은 한열무와의 로맨스에서 세상에 둘도 없는 로맨스를 선보이며 뭇 여심을 설레게 했다.
2014년 MBC에서 선보인 4편의 월화드라마 중 3편이나 출연했던 백진희는 전작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기황후’에서 악녀 타나실리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백진희는 다음 작품인 ‘트라이앵글’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청순한 매력을 내뿜더니, ‘오만과 편견’에서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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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희와 최진혁 외에도 이태환과 정혜성, 최우식과 같은 신예스타들과, 손창민 장항서로 이뤄진 중견 배우들, 그리고 단역인 줄 알고 마음 놓고 있다가 거대한 악으로 돌변했던 정찬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배우들이다.
이태환과 정혜성은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해 얼굴을 알린 파릇파릇한 신인이다. 연기력인 측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선배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한참을 모자란 실력이었지만 톡톡 튀는 개성으로 보는 재미를 높였다. 정혜성의 경우 상대 배우 최우식과 의외의 케미를 자랑하며 웃음을 선사했으며, 이태환은 향후 훈남 스타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손창민과 장항서는 자칫 가볍게 튈 수 있는 신인배우들의 연기를 묵직하게 눌러주는 역할을 하며 중심을 잡아주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들의 묵직함으로 ‘오만과 편견’은 더욱 진중해 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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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근이라는 정체를 밝힌 뒤 최민수와 펼친 연기대결은 ‘오만과 편견’을 순식간에 로맨틱 수사물에서 스릴러로 바꾸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편 ‘오만과 편견’ 후속으로 장혁, 오연서 주연의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오는 19일 방송 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