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녀가 사귀기 전 단계를 의미하는 신조어 썸. 최근 남녀들은 썸이라는 말로 그 단계를 공식 규정하면서 관계가 가벼워지고, 만남에 책임은 없어지고, 사랑은 더욱 어려워졌다. 영화 ‘오늘의 연애’는 18년째 진전도 없고 정리도 어려운 미묘한 사이를 이어가는 준수(이승기 분)와 현우(문채원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준수는 오랫동안 현우를 좋아하며, 때에 따라 아빠와 오빠, 친구처럼 물신양면 현우를 뒷바라지 한다. 현우는 그런 준수의 마음을 알면서도 직장상사인 동진(이서진 분)부터 적극적인 연하남 효봉(정준영 분)과 썸을 이어간다. 영화는 서로 다른 입장의 준수와 현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여자들이 원하는 대로만 다 해주다가 늘 차이는 ‘답답남’과 사귈 듯 말 듯 애매하게 여지만 주고 결정적일 때 발 빼는 ‘여지녀’를 바라보는 현실 속 ‘썸남썸녀’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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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 여, 패션업)
B(25, 여, 번역가)
C(25, 여, 미디어)
D(27, 여, 마케팅)
E(35, 남, 회사원)
Q. 썸을 타고 있는 당신들, 남녀관계에 있어 친구가 존재할까?
A : 있다. 여자랑 남자가 '썸'을 타는 건 넓은 들판에 어디 숨은지 모르는 지뢰를 밟는 것과 같은 것. 언제 밟을지는 모르는 거지만, 지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
B : 여자는 있고, 남자는 없는 듯. 여자는 남자랑 친구가 된다는 게 가능하지만, 남자는 여자랑 친구라고 생각하면서도 뒤에 고백하더라.
C : Yes. 그런 친구가 있어서 안다. 서로가 연인이 생긴 걸 봐도 아무 느낌 들지 않는 관계도 있을 수 있다. 그 관계가 유지가 가능한 것은 상대방이 연인이 생기면 연락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D : 모든 관계는 호감에서 시작한다.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 관계에서도 이성간의 호감과는 또 다른 호감이 따른다. 결코 남녀관계는 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은 분명 호감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본다.
E : 썸녀가 이성으로서 매력이 있다면 둘의 관계는 친구로 유지되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설렘 보단 전우애가 느껴지는 이성이라면 친구로 남을 수 있다고도 본다.
Q. ‘오늘의 연애’ 속 준수와 현우의 스킨십 강도는 어떤지, 특히 본인들은 썸 타는 이성과 어디까지 가능하다고 보는가?
A : 손잡는 것까지.
B : 넓은 마음으로 포옹 정도는.
C : 썸에는 규정이 없는 것 같다.
D : 영화 속 스킨십의 강도는 현실적이다. 영화에서는 절친이라고 표현되지만 실질적으론 썸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스킨십들이다. 개인적으로 썸이라면 키스까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 : 팔짱끼고 손잡기, 분위기에 따라 키스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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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썸타는 이성이 내 것이 됐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
A : 잘생겼을 때. 여러 번 봐도 잘생겼을 때. 어떤 각도에서 봐도 잘생겼을 때.
B : 지적인 모습을 발견했을 때. 단순히 지능지수가 아니라, 한 분야에 대해서 정통하게 알고 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욕심내는 것을 볼 때.
C : 자기가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을 때? 개인마다 차이는 많겠지만. 내 경우는 착하고 따뜻한 면모를 볼 때. 강하고 박력 있는 것도 매력 있지만, 눈길을 끄는 정도다.
D : 진심어린 감정을 표현을 했을 때. 썸은 서로 ‘너를 괜찮게 생각하고 있다.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 정도에서 느끼는 관계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 상대방에게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다. 더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표현을 할 때 연인관계로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 : 나와 추구하는 생각이 같을 때 동질감을 느끼면서 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Q. ‘오늘의 연애’에서 공감이 되는 장면은?
A : 썸이 요새 트렌드이다. 이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영화를 틀에 맞춰 짠 느낌. 공감이 안 된다. 굳이 뽑자면, 불륜인 걸 알면서도 좋아해서 힘들어하는 장면. 목욕탕에서 말하면서 우는 장면이 아파 보인다.
B : 영화가 너무 비현실적이다. 모든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짜깁기한 느낌.
C : 문채원이 이서진과 헤어지고 집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느낌.
D : 바에서 이승기가 문채원에 대한 짝사랑으로 괴로워할 때 앞에 나타난 화영을 보고 흔들리는 장면과 문채원이 정준영을 밀어낼 때 이성적으로 안 끌리면 아무리 괜찮은 남자라도 절대 이성으로 보이지 않음,
E : 문채원이 술 마시고 끊임없이 이서진에게 전화 걸고 이승기에 주사 부리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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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공감이 안 된 장면
A : 마지막 장면. 누가 나한테 그렇게 고백하면 18년 동안 들었던 정도 떨어질 것 같다.
B : 마지막 장면. 세상에 공포를 뛰어넘는 사랑은 없다.
C : 이승기가 이서진에 무릎 꿇고 빌 때. 뜬금없다고 느꼈다.
D : 이승기의 유럽 가지 말라는 말에 문채원이 유럽 안 간다고 하는 장면 아무리 사랑해도 자신의 인생이 달린 문제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 결정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함.
E : 정준영이 문채원을 쉽게 포기하는 장면. 군대시절부터 문채원을 좋아하고 따라 다녀놓고 거절 한마디에 쿨하게 받아들이는 장면,
Q. 사귀게 되면 정답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썸을 유지하는 이유는?
A : 유지 안 해봐서 모르겠다. 썸이 두 종류가 있는 듯. 첫 번째는 사귀기 전에 고백을 받아내기 위한 썸 두 번째는 나갖긴 싫고 남주긴 아까울 때 옆에 두는 썸. 문채원이 이승기에게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은데 후반부가서 갖고 싶어진 듯.
B : 상실이라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기 싫어서. 앞에서 말한 두 종류의 썸에서 누구 하나든 답을 하면 결론이 나는 관계인 것 같다. 사람을 잃는 게 무서워서 유지하는 것 같다.
C : 사귀는 게 정답일까? 라는 의문 때문인 듯. 이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시간 두고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쁜 남자, 여자는 자신의 자존감 버프로 사용하기도 하는 듯.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기분은 언제나 좋은 거니까.
D : 사귀는 관계보다는 썸일 경우 서로에 대한 떨림과 설레임이 더 크다. 사귀면 그런 감정들이 더 커질 수도 있긴 하지만 썸일 때 가장 적당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또 서로에 대해 구속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자리도 비워둘 수 있다.
E :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데 확신이 들지 않아서 인 것 같다. 무턱대고 사귀는 것 보단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일보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것 같다.
Q. 극중 문채원은 “결정적으로 넌 흥분이 안돼”라고 말하며 이승기와의 교제를 거부했다. 사귐에 있어 흥분이 중요한 요소인가?
A : 그렇다. 얼굴과 상대방이 내뿜는 분위기가 매력을 느끼게 하는 듯. 그게 느껴지지 않아서 헤어졌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사랑할 때 발생하는 호르몬과 직결되는 것이라 중요하게 생각한다.
B : 중요하다. 육체적인 흥분이든 정신적인 흥분이든 당연히 필요한 것. 그래야 무덤덤한 일상과 사랑이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듯. 일상은 밋밋해도 사랑은 달라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C : 당연하다. 누군가와 만나는 데 조금의 흥분도 없다면 썸에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도 없을 듯. 교제에 있어 중요한 건 아무래도 코드가 얼마나 비슷한지 인 것 같다.
D : ‘오늘의 연애’에서 말하는 흥분은 설레는 감정을 흥분이라는 다소 과감한 표현으로 사용한 것 같다. 설렘이 고조되면 흥분으로 변하지 않나 싶다. 이성간에 흥분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만큼 설렘이 고조되면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
E : 흥분이 안된다면 그 관계가 깊게 발전하는데 있어 큰 장애물일 것이다. 곁에 있을 때 흥분이 큰 만큼 관계도 그만큼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Q. 썸남썸녀, 이럴 때 확 깬다.
A : 예의 없을 때. 그래서 자신이 예의 없이 벌인 일을 영웅담처럼 늘어놓으며 허세부릴 때. 예를 들면 “오빠가 이랬는데”라고 말할 때, 술 먹고 공공장소에서 추태부릴 때.
B :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낼 때.
C : 다들 싫어하는 포인트 하나쯤은 있는 것 같다.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크다. 영화를 보고서 이야기 나누는 데 “재미있어” 한 마디로 정리하는 건 매력 없다.
D : 썸이라는 관계에도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정확하게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썸 관계면 서로에 대해 잰다는 느낌을 주면 안되는 것 같다. 그냥 ‘너 좋다. 괜찮다’ 이 정도 선을 넘게 되면 더 이상 썸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 서게 된다. 결국 썸에서 더 이상 발전되지 않게 된다.
E :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을 때, 특히 나와 가치관이 크게 다를 땐 그 사람에 대한 마음도 식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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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썸남이 이승기처럼 중간, 중간 다른 여자를 만난다면?
A : 문채원이 이승기를 좋아하지 않을 때는 괜찮다. 과거는 과거일 뿐.
B : 상관없을 듯. 나도 다른 남자 만나니까. 그리고 나를 좋아한다고 어림짐작 한다면, 다른 여자들과 깊이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해 안심할 듯.
C : 싫다. 나를 좋아한다면 언제까지든 기다릴 수 있는 순정남이었으면 좋겠다.
D : 18년간 짝사랑했다고 볼 수 없다. 중간, 중간 다른 여자를 만난 것은 그 시기마다 짝사랑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속된 짝사랑이 아니라 진정성이 떨어진다.
Q. 문채원처럼 썸녀가 다른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계속 관계를 이어갈 수 있나? 즉, 일방적인 썸이 가능한가?
E :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상대방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 관심을 나에게로 돌리기 위해 상당 시간 노력하겠지만 아니라면 다른 이성을 찾는게 현명한 선택일 듯 싶다.
Q. 이승기와 문채원 같이 18년 간 친구사이로 지낸 사이가 실제 연인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A : 모든 사람들은 자기 연애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그 시작도 특별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딱히 오늘의 연애 속 주인공들이 특별한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있을 수도 있을 듯. 그런데 연인이 됐을 때 생각했던 관계가 아니라서 멀어지지는 않을까. 애인으로 발전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친구도 애인도 아닌 관계가 될 확률이 더 높을 듯.
B : 있을 것 같긴 하다. 구입한 지 잊고 있던 로또가 1등에 당첨돼 잘 먹고 잘 살 확률과 비슷할 듯.
C : 1% 미만이 아닐까. 소꿉친구라면 이성으로 느껴지기보단 가족 같을 것 같다. 오랜 친구를 연인으로 바꾸려면 큰 사건 한 방이 필요할 것 같다.
D : 거의 불가능하다. 18년 동안 서로 상대방의 연인이 누구인지, 언제 헤어졌는지 등 많은 것을 공유할 텐데 한순간에 서로에게 이성이 되어 사랑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서로에 대한 호감이 있었다면 18년이라는 시간을 친구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E : 실제 성공한 케이스도 봤고,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
최준용, 박정선, 여수정 기자 cjy@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