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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첫 앨범 ‘너 사용법’으로 데뷔한 가수 에디킴(24)은 무언가의 ‘상징’이 됐다. ‘슈퍼스타K 출신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다. 허각, 존박, 로이킴, 김예림 등 내로라하는 가수가 많지만 온전히 자작곡으로 앨범을 채우는 사람은 에디킴이 유일하다.
에디킴은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달콤한 목소리가 얹어진 선율이 매력적이다. 약 9개월 만에 2집 미니앨범 ‘싱싱싱(Sing Sing Sing)’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한 번 뭇 여성들을 겨냥했다. 이번엔 ‘옴므파탈’도 더했다.
특히 소속사 미스틱89는 야심차게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탈바꿈했다. 에디킴은 2015년 첫 주자로 등장했다.
그는 “첫 주자라는 것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설렌다. 내가 잘 돼야 다음 가수가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1집 때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2집 앨범 수록곡들은 이전에 미리 만들어 놓은 곡들이다. 세부적인 작업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썼다. 오래 사랑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힘든 여정이었던 만큼 ‘싱어송라이터’로서 자부심도 대단하다. 군인 신분으로 참가했던 ‘슈퍼스타K’ 시절의 경험이 늘 초심을 되새기게 만든다.
“제가 만든 곡을 제가 부른다는 게 제일 멋진 일이죠. 곡을 표현하는 데 있어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무대에서나 음원 차트에서나 자신 있어요. 사실 ‘슈퍼스타K’ 이후에 군대로 다시 돌아가 9개월을 지냈거든요. 대중에게서 잊혀진 상태에서 다른 동료들은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잖아요. 늦은 만큼 ‘슈퍼스타K’ 때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어요. 김정환이 아닌 에디킴으로서 새로운 음악의 정체성을 담으려고 애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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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먼저 공개된 ‘어폴로자이즈’는 옴므파탈 매력이 더해져 화제가 됐다. 에디킴은 “안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강한 임팩트를 준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곡은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지기 직전 ‘내게 사과하라’는 뜻을 전하는 노래다.
타이틀 곡 ‘마이 러브’는 달콤한 노래다. 말하듯 속삭이는 가사가 옆에 있는 연인을 떠오르게 한다. ‘싱싱싱’은 낙천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친 사람들에게 ‘모두 잘 될거야’라는 위로를 전한다.
‘러빙유’는 사랑하는 여인과 끝내려 해도 그녀를 사랑하는 게 생활이 돼 힘들어 하는 남성을 그렸다. 미국 유학 시절 데모곡으로 쓴 것을 이번에 다시 만들었다.
‘조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외롭지 않다고 되뇌어도 어쩔 수 없이 고독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이 삶을 조화에 빗댔다. 에디킴은 “사회적인 이슈와는 상관없다. 내가 느낀 감정일 뿐”이라며 “곡 자체가 쓸쓸하고 외롭다. 현대인을 소재로 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 곡씩 노래를 들려주는 그의 눈이 사뭇 진지했다. 그 중 야릇하게 귀에 꽂히는 노래가 하나 있다. ‘샤워걸’이다. 남자의 집에서 샤워를 하는 여자를 상상하며 지은 것이다. 에디킴은 “일부러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썼다. 아마 이런 유의 재미있는 가사는 지금까지 없었을 것”이라며 “내 경험담은 아니다. 가족들과 함께 살기 때문에 겪을 수 없는 일이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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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해둬요. 음성메모로 멜로디를 녹음해두기도 하죠. 미리 써놓고 녹음해둔 걸 나중에 다시 보면 굉장이 특이하게 느껴져요. 곡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사장님(윤종신)께 들려 드리죠. 사장님은 또 잘 들어줘요. 제 스타일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분이에요. 새로운 곡은 다 들려주고 의견을 구하는 편이에요. 저랑 비슷한 면이 많으신 분이기도 하죠. 싱어송라이터라는 점, 일상의 소재를 활용한 가사를 쓴다는 점. 사장님처럼 훌륭한 가수가 되면 좋겠어요.”
그렇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이 사장이다. 에디킴을 발탁한 인물도 그다. 또 정석원 프로듀서, 기타리스트 조정치도 미스틱 소속이다. 에디킴의 ‘스승’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여럿이다. 에디킴은 이들을 자양분 삼아 성장한 셈이다.
“정석원 프로듀서님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음악을 하시던 분이에요. 수록곡 중 세 곡의 편곡을 맡아주셨어요. 제가 상상하는 걸 표현하는 데 막힘이 있으면, 정 선생님께 도움을 구해요. 신인인데도 배려해주면서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셨어요. 조정치 선생님은 예능에서의 모습처럼 편한 분인데, 음악 얘기를 할 땐 매우 날카로워져요. 결단력이 있으시죠. 화려한 편곡을 엄청 잘 하시더라고요.”
에디킴은 겸손했다. “나는 하고 싶은 걸 할 뿐”이란다. 또 “난 그 분들 발끝에도 못 미친다. 신인의 패기만 있다. 그럼 선배들이 격려해주고, 신인의 참신함이 돋보인다고 칭찬해준다”고 설명했다.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 양질의 앨범이 나오는 게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덕분인지 에디킴을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팬들이 많아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도전자들이 에디킴의 노래를 선곡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어느 날 ‘슈퍼스타K’ 음악감독님이 연락을 해왔어요. ‘왜 이렇게 네 노래를 많이 부르냐’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도 뿌듯하다고 했어요. 전문가에게 인정받으면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느낌이 굉장했죠. 저도 한때 도전자였잖아요. 프로무대에서 배워가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제 곡들이 사랑받는다는 게 엄청 행복해요.”
좋은 변화는 가족들에게서 먼저 일어났다. 에디킴은 누나가 있는데, 누나 지인들의 결혼식 축가 무대에 많이 섰다. 또 첫 수입으로는 부모님께 옷을 사드렸다. 가족들에게 선물하는 데 모든 돈을 다 썼다고. 자신에게 준 선물은 달랑 축구화 하나다.
그는 “돈 벌면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막상 돈이 생기니 사고 싶지 않았다”며 “축구가 취미라서 축구화만 샀다.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알베르토와 같은 팀이다. 나는 공격수, 알베르토는 수비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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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을 배운 이유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컨트리 장르에서 파생된 블루그래스, 느리면서 섹시한 느낌을 자아내는 ‘삼박자 블루스’인 슬로우잼 장르 등이다. “콘서트 무대에서 볼 수 있냐”고 묻자 “아직 콘서트 계획은 없지만 활동을 마무리하는 대로 진행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21일 앨범을 발표하고 음악 방송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우선 음악방송 1위를 해보고 싶다. 만약 정상에 오르면 춤을 덩실덩실 춰야
팬들과의 만남을 앞둔 그는 한 번 더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집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매력이에요. 여섯 곡 모두 장르가 달라 다양한 느낌을 전할 거예요. 1집 땐 통일된 장르로 실력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에디킴이 다양한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인정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