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왜 드라마들은 ‘진지’대신 ‘웃음’을 선택했을까.
과거에도 로맨틱코미디 속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할 만큼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와 톡톡 튀는 연출은 있어왔었다. 특히 온 가족이 모여 보는 주말드라마의 경우 온 가족이 모여 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정감 있는 연출과 코믹한 상황설정 등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판도가 ‘웃음’이라도 되는 듯, 주말드라마는 물론이고 평일드라마들 역시 이 같은 코믹한 부분을 부각시키며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들은 더욱 능청스럽게 코믹한 연기를 소화하고, 연출은 이 같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일 수 있도록 CG라는 양첨을 첨부 하며 보는 맛을 높이고 톡톡 튀는 사운드와 OST로 귓가를 자극한다. 일부 작품에서는 예능 혹은 시트콤 장르에서만 사용됐었던 ‘자막’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안방극장에서 ‘코믹’이 떠오른 배경에는 현실과는 다른 무거운 사회분위기도 한몫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상이 살기 힘들고 각박할수록 대중은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코미디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어느 장르보다 대중들의 일상문화에 밀접하게 접근하는 드라마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가장 많이 받는 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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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보다 뉴스를 보는 것이 더 무섭다’라는 진담과 농담이 섞인 대중의 한탄처럼 세상은 살기 힘들고 무겁다. 갈수록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에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지도층의 불신 또한 깊어지면서 사람들은 TV를 통해 웃음을 얻는 동시에 현실적인 사회문제들을 통쾌하게 다뤄주길 바라고 있다. 드라마가 심각하고 현실적인 사회문제들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다가갈 경우 자칫 부담과 함께 그 우울한 심리가 일상 속에 더욱 가중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심각한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지만 그 심각한 이야기만 하게 된다면 불편해서 잘 안 보려고 하니까 코믹한 부분들을 강화를 하는 것”라고 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역시 “현재 드라마들은 대중적인 것을 가져가려는 요소들이 크다. 현실적인 부분을 따지는 시청자들이 많아질수록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너무 장난 같이 느껴지는 것”이라며 “‘가족끼리 왜 이래’의 경우 누구나 죽는 존재인 만큼, 극중 순봉(유동근 분)의 죽음에 동감은 하지만 이는 분명하게 보고 싶은 장면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끼리 왜 이래’의 경우 드라마 곳곳에 명랑한 분위기로 바꾸려고 하는 의도들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심각한 주제 안에서 코미디를 구사하려는 것이 등장한다. 이는 재미와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가운데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평했다.
시대의 분위기와 대중의 요구가 더해지면서 드라마가 ‘코믹’을 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드라마 ‘킬미, 힐미’와 ‘전설의 마녀’의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믹하게 만들어야겠다고 기획한 건 아니었다. 다만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들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좋지 않나 라고 판단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다루는 각 PD들 역시 웃음에 대한 애정도 높다”고 밝혔다.
‘전설의 마녀’의 주성우 PD는 “TV라는 것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보는 것이 아니지 않겠느냐. 심각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는 부분도 있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대중을 위한 드라마인 만큼 재미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며 “주말극인 ‘전설의 마녀’의 경우 시청층이 굉장히 다양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시청층이 넓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보기 만들기 위해서는 접근 방법이 쉬워야 하지 않겠느냐에서 처음 출발을 하게 됐고,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웃음의 요소들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