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방송 관련 콘텐츠의 기술이 발전하고, 트렌드가 달라짐에 따라 기존의 시청률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집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방영된 드라마들 중 유난히 작품성이나 호응도에 비해 시청률이 낮았던 작품들이 많았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나 KBS2 ‘연애의 발견’ 같은 경우 매회 화제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각 10%와 7%대에 머물고 말았다. 화제성이 높음에도 불구, 월화극과 수목극은 대부분이 10%를 넘지 못했다.
2010년 방영했던 KBS2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평균 시청률 38.6%를 기록했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에 매우 초라한 수치다. 이제는 10%만 넘어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쓸 지경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드라마의 질이 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시청률의 집계 방식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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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이나 체감 인기와는 비례하지 않은 시청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2014년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드라마 리뷰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시청률에 화제성이나 작품성 등이 전부 반영되기는 한계가 있다는 전제를 두고 있는 것이다.
시청률과 체감 인기가 차이가 나는 추세가 이어지자 방송계에서는 새로운 시청률 집계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는데, 시청률 집계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누가 ‘본방 사수’를 하겠냐”며 시청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생각도 별다르지 않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젊은 층들은 TV를 거의 안 보는 추세다. TV를 기준으로 시청률 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의 시청률로 작품들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지금의 시청률은 “완전히 현실과 다른, 이른바 착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하재근 평론가는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DMB를 통해 많이 보기 때문에 시청률 집계에 반영을 시켜야 한다. 화제성도 중요한 시대지만, 이가 전혀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화제성 등을 접목시킨 종합적 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와 CJ E&M이 협력해 조사를 벌이는 콘텐츠파워지수(이하 CPI)는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에 비추었을 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CPI는 온라인 뉴스 구독자수, 프로그램 검색자수, SNS 내 게재 글 개수로 판단하는 소셜미디어 버즈량을 종합해 소비자 행동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파워를 측정하는 지수다.
하지만 CPI는 정작 TV 시청률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소비자 행동’을 파악해 콘텐츠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위주로 조사가 벌어진다. 이에 대해 CJ E&M의 CPI 관련 담당자는 “CPI는 시청률 조사 방식을 보완하는 개념의 지수다. 시청률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담당자는 “CPI는 표본가구의 시청률 지수를 기반으로 조사되는 현재의 시청률이 포함하지 못하는 화제성과 대중들의 관심도 등을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재 시청률 조사기관 중 가장 유력한 기관으로 꼽혀지는 닐슨코리아의 입장은 어떨까. 닐슨코리아 또한 새로운 시청률 집계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으며, 발전된 시청률 방식을 고안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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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PI 일일보고서 캡처 |
닐슨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방송시청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TV VOD의 측정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고, DMB나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조직 내 변화의 조짐을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TV와 같이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컴퓨터와 휴대폰에서의 콘텐츠 시청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많은 제약이 있으며, 업계에 많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지속적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이며 기술상의 이유와 업계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닐슨코리아는 조사기술의 안정화와 다양한 시청 행태를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관련 업계의 논의를 거쳐 발전된 형태의 시청률 집계 방식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방송 콘텐츠를 다루는 다양한 기관에서도 시청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콘텐츠 소비 행태가 반영돼 ‘체감 인기’와 시청률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종합적 지표가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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