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평일 안방극장은 연기하는 아이돌 ‘연기돌’이 책임지게 됐다. 그룹 엠블랙 출신 이준과 JYJ 박유천이 월화수목 SBS 드라마국을 이끌어가게 된 것. 무대에서 내려온 아이돌들은 침체기에 빠진 평일 드라마를 수렁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건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재벌2세 고등학생 한인상 역을 맡은 이준이다. 그는 엠블랙 탈퇴 후 배우로 전업, 첫 작품으로 안판석 PD·정성주 작가 콤비와 손잡게 됐다. 배우로서 이준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대이기도 했지만, 상대역 고아성과 ‘미성년 혼전 임신’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어떻게 소화해낼지에도 큰 관심이 쏟아졌다.
뚜껑을 열어본 이준의 연기력은 ‘백점 만점에 백점’이었다. 실제 스물여덟 살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나약한 고3 수험생 한인상에게 100% 빙의됐다. 뿌리 깊은 법조계 퍼스트 클래스인 부모에게 꼭두각시처럼 부려지며 모범생으로 자라났지만 여자 친구 서봄(고아성 분)과 딱 한 번의 실수로 아이가 생기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캐릭터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생생하게 브라운관에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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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모에게 서봄과 아이의 실체를 알리러 가야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강에 들어갔다가 추운 날씨에 발도 못 담그는 장면에선 웃음보를 건드렸다. “그렇게 해서 죽겠느냐”며 강물에 대차게 뛰어든 서봄에게 잘못했다고 비는 그에게선 나이를 잊은 유약한 소년의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이준의 뒤를 이어 박유천도 시청률 전쟁에 도전장을 내민다. 다음 달 방송 예정인 SBS 새 수목드라마 ‘감각남녀’로 침체기를 걷고 있는 SBS 수목극에 인공호흡을 가하는 것. 그는 3년 전 일어난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과 후각, 미각 등을 잃은 형사 태호 역을 맡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나선다.
박유천의 이번 출연은 ‘연기돌’로서 행보일 뿐만 아니라 SBS ‘옥탑방 왕세자’를 함께 히트시킨 이희명 작가와 재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전작에서 멋진 호흡으로 드라마를 흥행시킨 바 있기에 이번 작품에서도 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계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연기돌’들의 활약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왔다. 그러나 대부분 극 전개에 있어서 감초 구실을 했을 뿐 전면에 나선 중심인물을 소화해내진 못 했다. 이런 점에서 드라마 주연을 맡아 양어깨가 무거워진 이준, 박유천의 도전은 눈여겨 볼만하다.
두 사람은 안정된 연기력과 높은 팬덤으로 드라마 시청률 성적에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올 수 있을까. ‘연기돌’ 사용법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낼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