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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샵 엔터테인먼트(이하 소울샵) 측의 부당한 대우를 대중에 호소했던 가수 길건이 이러한 공식입장을 2일 밝혔다.
소울샵의 실질적인 수장 김태우의 지난 1일 기자회견에 대한 답변이다. 길건은 "그동안 이번 일로 걱정해주셨던 많은 분께 감사드리며 관심 가져주신 팬분들께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김태우의 눈물 기자회견 후 꽤 오랜 시간 말을 아꼈던 길건이다. 길건 측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공식입장을 내놓겠다는 예고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 시간을 한참 넘겼다. 밤새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이나 상당히 짧고 신중한 코멘트만을 전했다.
이미 상처가 난 10년 우정에 대한 미안함과 불안함이 교차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길건은 분란의 불씨가 된 김태우 가족을 공개적으로 건드렸다. 억울하고 분했어도 '친구'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직 서로 공감·만족하는 합의가 완결된 것도 아니기에 미덥지 않다.
분명한 점은 있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김태우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소울샵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김태우의 아내 김애리 이사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장모는 빠지라는 명확한 지침이다.
길건은 김태우의 아내인 김애리 이사 등과 갈등을 빚으며 서울중앙지법에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이들은 서로의 책임을 탓하며 폭로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여왔다.
반면 소울샵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 길건과 전 소속사와의 법적 문제 ▲ 선급금 1200여 만원 지불 후 정산과정에서 길건의 언어폭력 ▲ 뮤지컬 ‘올슉업’ 오디션에서 보여준 길건의 자질 등을 질타했다. 더불어 길건의 언어폭력이 있었다는 현장 CCTV를 공개했다.
소속사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더군다나 CCTV가 공개된 후 오히려 여론이 길건의 손을 들어주며 소울샵 측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김태우의 아내와 장모에 대한 비판이 다수를 차지했다.
김태우는 "나는 괜찮지만 가족들을 욕하지는 말아 달라. 많이 다쳤다. 내 탓이니 나를 질타해 달라"고 호소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매듭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만 남았다. 친구 사이에 평소 장난처럼 했던 걸쭉한 몇몇 단어는 말 그대로 그저 '욕설'이자 '협박'으로 둔갑됐다. 자존심도 상했을 테다.
김태우는 "분쟁 중인 길건(메건리 포함)의 전속계약을 해지하도록 하겠다. 회사 차원에서 차용한 금액은 잘 조정할 예정이며 계약금과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받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간 계약 관계에 따른 돈도 중요한 문제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과 본질은 결국 다른 데 있음을 모두 알고 있다. 우직하고 순박한 이미지로 '곰태우'라는 별명을 지녔던 그다. 영혼의 음악을 만드는 장인(소울샵·soulshop)과 영혼을 파는 장사꾼은 한 끝 차이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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