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앞서 언급했듯, 노년층을 만난 스크린은 제대로 빛을 보고 있다. 꽤 만족스러운 관객수 동원을 비롯해 전 세대가 이용 가능한 극장 이미지 부각, 전 세대 타깃으로 삼을 영화의 다양성, 극장을 주름잡았던 젊은 세대를 향한 나이 든 세대의 반격, 재미로서의 영화 관람이 아닌 그 이상의 감동, 메시지, 소통을 권하는 관람의 바른 예, 젊은 배우에 밀려 늘 같은 역만 고집해왔던 중년 배우들의 변신 등 영화계나 관객, 배우에게 모두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은 공감을 밑바탕에 깔고 있어 빠른 몰입을 돕고, ‘나였다면…’이란 상상의 나래까지 도달하게 만든다. 세대 간의 소통도 매끄럽게 이어져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관객에게 미치는 긍정 영향은 말 안 해도 짐작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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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여자영화가 없을 뿐더러 이를 연기할 여배우도 없다”는 충무로의 불편한 진실도 노년층 영화가 앞으로도 제작되고 개봉된다면 얼추 해결방향이 보이게 된다. ‘국제시장’ ‘헬머니’ ‘화장’ ‘장수상회’를 보더라도, 남배우 못지않게 여배우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사랑을 이야기와 모성애를 이야기할 때 당연히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라 돋보이기도 하지만, 남배우가 미처 잡지 못했던 더욱 섬세한 감정선을 여배우가 뒷받침 해주며 다시금 영화 속 여배우의 존재감 ‘갑’을 깨닫게 될 것이다.
‘국제시장’ 김슬기의 경우 다소 코믹하고 ‘제2의 국민 여동생’ 이미지가 강했는데 영화 덕분에 성장한 연기력과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화장’ 전혜진 역시 꼬리표 같았던 ‘은실이’ 이미지를 벗고 누군가의 딸로 힘을 보태고 있다. ‘장수상회’ 황우슬혜도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을 내세우며 이미지 변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품을 통해 여배우의 캐릭터 소화 능력에 대한 깊이를 좀 더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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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박근형은 ‘장수상회’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사명감을 가지고 촬영했다. 배우라는 자원이 풍부한데 외국에 비해 한국에선 배우로서의 자리가 사라져 가는 위기에 처해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곤 한다. 노년과 젊은 배우들이 함께하는 영화가 왜 이렇게 없나 생각하는 찰나, 출연 제의를 받았다. 이를 악물고 연극하던 시절로 돌아가 열심히 연기했다”며 노년층을 다룬 영화가 노년 배우에게 미치는 긍정 영향을 밝혔다.
‘장수상회’를 홍보하는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수상한 그녀’와 ‘님아’ 등 고연령층을 주인공으로 한 콘텐츠들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젊은 층에겐 오히려 다른 세대의 이야기가 주는 새로움이 있고, 중장년층 관객들은 본인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단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공유하고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큰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예능프로그램도 유사한 경우”라며 “영화에 있어 이런 현상은 한국영화 소재의 확장 및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 가족 관객을 흡수하며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관객들 입장에서도 보다 다채로운 소재의 영화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