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배고픈 창작자들을 도와주는 크라우드 펀딩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분야도 확대되어 가는 추세다. 가요계에도 펀딩 시스템으로 음반 제작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 창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E게임 부분에서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화 ‘26년’이나 ‘또 하나의 약속’ 같은 경우는 영화 제작을 가능하게 한 투자자들에게 공을 돌릴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들꽃영화제’도 펀딩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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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이 시작된 후 가장 큰 이슈를 모은 것은 영화 ‘26년’이다. 웹툰 작가 강풀의 작품으로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투자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시민들의 참여로 영화가 무사히 제작됐고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카트’, 천안함 사태를 다룬 ‘천안함 프로젝트’, 역사 문제를 거론한 ‘들풀:유관순 열사’ 등 다양한 영화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중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영화의 경우에는 사회적인 반향까지 일으킬 정도다.
가요계도 크진 않지만 점차 펀딩 시스템을 이용하는 뮤지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 소속사가 있는 아이돌 시장과 달리 인디신에선 크라우드 펀딩이 절실하다. 많은 뮤지션들이 팬들의 도움을 받아서 음반을 제작하고 공연에 나선다.
한 인디 뮤지션은 “보통 CD를 찍어내는데 최소 1000만원이 든다. 녹음실을 빌리고 마스터링비, 세션비, 기술적인 비용까지 다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뮤지션들에겐 작지 않은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모아야지 음반을 낼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앨범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 일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제작비를 마련해야 하는 한 제작자는 “생산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프로세스로 하면 배워가는 것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생산적이 회로다. 좋은 점은 명확한 집계가 된다는 것이 있는데 뮤지션이 있지만 회사는 예산이라는게 매치하는 게 어려운 부분이다. 신인은 더 어렵다. 펀딩을 통해 실질적인 수요나 타깃층을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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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
이에 펀딩21의 관계자는 “펀딩21의 경우는 영화 잡지인 씨네21에서 시작된 사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화가 더 먼저 자리를 잡은 경우다. 장르에 따라서 펀딩이 활발화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나마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는 텀블벅이다. 텀블벅에는 지금도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이 찾아와 투자자들을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텀블벅 관계자는 “사실 영화, 게임, 음악 등 장르로 나눠서 투자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텀블벅의 경우는 독립 창작자들 위주로 된 단체이기 때문에 홈페이지 디자인도 신경을 쓴 부분이고 결제 시스템도 간편하게 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이 아무래도 영화나 게임, 축제들보단 펀딩으로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진 않다. 하지만 그 이유 중 하나는 장르가 아닌 성격이다. 영화의 경우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자체가 사회적 이슈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 문제를 다룬 음악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사회적 반향까지는 무리다”라고 설명했다.
한 인디 관계자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음원이라는 개념보단 소셜 펀딩은 공연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된다고 생각한다. 클럽데이의 얼리티켓(라인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하는 티켓)으로 관심을 유도하듯이 활성화 되는게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펀딩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팬층을 가진 분들에게 유리하지만 신인들에겐 힘든 구조다. 공연적으로 선행이 된다면 이후 투자가 음반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야 밴드들도 라이브 퀄리티 보강에 대해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