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이하 ‘빛미나’) 속 배우 김선영은 파트너 안길강과 호흡을 맞춰 너스레 떨기 바빴다. 두 사람의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는 로맨스(?)에 시청자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고, 주인공 커플만큼이나 큰 ‘케미’를 발산하며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김선영은 작품 속 모습과 전혀 다른 얼굴로 맞이했다. 그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연기자다운 진중한 모습으로 ‘빛미나’ 종영 소감을 전했다.
“‘빛미나’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촬영 때 눈물 나는 걸 참느라 혼났죠. ‘빛미나’는 드라마에서 이렇게 큰 역할을 맡은 게 처음이다 보니 더 마음이 많이 갔던 작품이에요. 촬영장에서도 재밌어서 일하러 가는 것도 좋았거든요. 조금 더 길게 촬영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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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김선영은 자주 함께 촬영한 안길강, 오연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안길강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길강은 정말 멋있는 분이에요. 제가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어 할 때 따로 ‘커피 한 잔 하자’고 불러내셔서는 이것저것 조언해주셨어요. 한 시간 가량을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데 정말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둘이서 촬영대기할 때 농담하기도 하면서 친해졌죠. 워낙 저와 안길강은 공통점이 많아요. 가정이 있다는 것도 그렇고, 연극 무대에 오래 섰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더 쉽게 친해졌던 것 같아요”
실제로 5살배기 딸이 있는 김선영은 극중 오연서를 애지중지 돌보다보니 딸처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연서와 앞으로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보고 싶어요. 하하. 연극하다보면 부부로 출연했던 상대 배우에 대해 진짜 부부 같은 감정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극중 연인으로 출연했다가 스캔들 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제게 오연서는 딸 같이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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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즐겁게 일 하는 것이 좋다고 웃던 김선영은 연기 이야기 앞에선 한 없이 진지해졌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할 때 가장 크게 염두에 둔 건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는 거였어요. 오랫동안 연극을 하다 카메라 앞에 서니 익숙하지가 않더라고요. 자연스레 생각할 게 많아 졌어요. 이후에는 그냥 나를 조금 내버려두고 아무 생각 하지 않는 상태로 연기에 임하려 노력했어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대사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이 벌어지는 걸 염두에 뒀어요”
김선영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연극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했다. 때문에 그는 드라마 현장이 익숙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앞으로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될 사람이 맞지 않을까 고민이 많아요. 감독님의 성격이 이상하다거나, 함께 참여한 선배님들이 권위적이라든가 했을 경우에 제가 겁을 먹고 연기를 하지 못하거든요. 강단이 없는 편이라 모두 버려두고 연기에만 집중하기 힘들어해요. 아직까지 연기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지만, 새로운 세계에선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은 염려스러워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사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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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현지 기자 |
연기 현장에서 사람이 중요하고, 정이 중요한 김선영의 곁에는 흔들리지 않게 지켜줄 가족이 있었다. 그는 가족에 대해 말하며 연신 웃어보였다.
“남편은 연출자여서 제 직업을 잘 이해해줘요. 부부관계에 있어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다는 점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딸도 제가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그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도 전 연기를 했으니까, 제가 연기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을 거예요. 한 날은 딸이 제가 연기 연습하는 걸 보더니 똑같이 흉내 내서 한참을 웃기도 했어요. 딸이 연기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힘든 일이지만, 이만큼 아름다운 직업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선영은 과거 처음 연기를 접하게 된 순간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말했다. 언제가 됐든, 무엇을 하든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누가 뭐래도 천생 배우였다.
“중학생 시절, 국어 선생님이 연극 무대를 올리지 않으면 졸업시켜주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연극 연출을 맡았는데, 결과적으로 내 인생이 바뀌게 됐어요. 그 때 처음 연극을 해보니 너무 재밌고 행복해서 평생 연기를 하고 살아야겠다고 결정했고, 그 결정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제 꿈은 연극 연출이에요. 특히 힘들고 아픈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예술이라는 건 아프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요”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