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비가 오는 올림픽공원 수변 무대에 맑은 건반 소리와 보이스가 울려 퍼졌다. 촉촉해진 날씨에 걸맞는 음악에 우비를 쓴 관객들도 웃음을 안고 돌아갔다.
지난 2일, 3일 양일간 치러졌던 2015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에는 생소한 이름이 등장했다. 남녀 듀오 호소다. 이날 7인조 세션을 구색해 무대에 오른 호소는 따뜻하면서도 달달한 노래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들은 뷰민라 시작 전 관객들의 추천을 받아서 당당히 무대에 입성했다.
“추천 이벤트라서 페이스북으로 홍보를 많이 하긴 했는데 1등을 할 줄은 몰랐다. 결과는 공연 2달 전에 나왔는데 라인업 나올 때까진 말하지 말라고 해서 힘들었다. 원래 둘이서 하고 첼로나, 드럼은 더 추가해서 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7인조로 욕심을 많이 냈다. 큰 페스티벌인데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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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팝인코리아 제공 |
친구의 소개로 알게 돈 두 사람은 생각보다 나이차이가 많이 났다. 실용음악과를 나온 소미는 피아노 레슨 중에 한 학생에게 앨범을 내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이 학생이 자신이 친구인 병호를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7살 차이지만 음악에서나 평소 모습이나 나이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제가 동안이라서 그렇다.(웃음) 원래 록밴드를 하다가 해체를 하게 됐다. 4인조였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다. 근데 소미랑 둘이서 하니까 진짜 편하다. 소미가 처음 곡을 들려줬는데 내가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주위에서 발라드가 어울린다고 했는데 고집을 부리고 록 음악을 했었다. 근데 진전이 없었고 내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제 나에게 어울리는 걸 해보자고 생각을 했을 때 소미가 나타났다.”(병호)
“오빠가 철이 안 들어서 세대 차이는 안 난다.(웃음) 전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그 당시 20살이었고 잘 몰랐다. 그리고 혼자서 할 생각은 없었다. 노래를 못해서 하려면 객원 보컬을 써야 했기 때문에 팀으로 하고 싶었다.”(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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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컬로는 무리다. 소미는 안한다고 했는데 제가 고집을 부려서 ‘연애할래?’를 불렀다. 순수하게 부르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사연있는 여자 같다’ ‘무슨 일이 있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그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 라이브에서 가끔 소미보고 노래를 해달라는 분들도 있는데 라이브에서 10% 정도 더 잘한다.(웃음)”(병호)
병호, 소미 두 사람으로 구성된 호소는 2012년 결성해 어느덧 3년차 가수가 됐다. 아직 정규 앨범을 발매하진 않았지만 곡 수는 상당하다. EP나 싱글을 꾸준히 내며 활동하고 있고 소미는 유달리 다작을 하는 편이다.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했지만 호소의 음악을 이야기할 땐 서로의 생각이 맞았다. 곡을 쓸 때도 성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아가고 있다.
“예전엔 조금이라도 팀을 알리기 위해서 시작을 했고 곡을 많이 냈다. 실력이 준비됐을 때 내야되는데 지금은 후회한다. 초반에 냈던 곡들은 지워버리고 싶다.(웃음) 병호 오빠의 목소리도 지금이랑은 진짜 다르다. 팀의 확립이 덜 된 상태였다.”(소미)
“소미는 피아노를 전공해서 화성학적으로 곡을 쓴다. 코드가 어렵게 나오는데 전 기타로 작업해서 쉽게 진행한다. 그렇게 달라서 좋다. 제가 쓰면 너무 쉽고 소미가 쓴 건 대중성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 중간점을 찾고 있다.”(병호)
호소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가사이기도 하다. ‘별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버스 로맨스’ ‘여전히 난 여전해’ 등 곡의 가사가 이해하기 쉽고 공감될 수 있게 쓰여졌다. 이 부분은 호소의 음악색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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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을 목표로 호소는 소곡집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노, 기타, 보컬만으로 단촐하게 구성된 앨범으로 원래 호소의 색을 듬뿍 담을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정규앨범은 내년이면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냈던 EP랑은 다른 색일 것 같다. 좀 더 진지하고 상업성을 배제한 앨범이다. ‘별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번 앨범도 좋아하실 것 같다. 여름에 너무 덥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열심히 준비했으니 들어봐달라.”(병호)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