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 2011년 방송됐던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인기는 실로 놀라웠다. 첫 방송 시청률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작해 21.0%라는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를 지었다.
로맨틱 코미디에 특화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자매의 톡톡 튀는 설정과 스토리는 유쾌했으며, 노련미 넘치는 배우 차승원과 공효진이 펼치는 다소 코믹하면서도 가슴 설레는 사랑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기 충분했다. 덕분에 한 자릿수로 시작한 ‘최고의 사랑’이지만 이후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인기 상승세를 타면서 수목극을 평정할 뿐 아니라, 스타작가로서 홍자매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키는 작품이기도 했다.
‘최고의 사랑’의 인기를 만들었던 홍자매와 박홍균 PD가 다시 뭉쳤다. ‘최고의 사랑’이 화려한 연예계였다면 MBC 새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이하 ‘맨도롱’)은 그 배경을 제주도로 바꿨다. 화려한 스타는 없지만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풍경과 함께, 전작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젊은 배우 유연석과 강소라를 앞세우고 안방극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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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 걸린 개미 정주(강소라 분)와 애정결핍 베짱이 건우(유연석 분)의 사랑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 ‘맨도롱’은 도시에서 살던 이들이 제주도로 내려와 레스토랑을 꾸리는 모습들을 그려나가는 드라마다.
왜 제주도냐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공간으로 제주도를 꼽는다. 취재나 작업준비를 하면서 제주도에 가 보니 해안도로 쪽은 이미 많은 분들이 내려오셔서 판타지를 현실화 시켰지만, 실제 뿌리를 내리는 분들이 많지 않더라. 판타지와 현실을 다른데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다루고 싶었다”라는 박 PD의 말처럼 ‘맨도롱’은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너무 밝기만 해서일까. 시청률 상승은 이뤘지만 스타작가 홍자매 작품의 드라마 치고 시청률은 다소 아쉽다. 2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1일 방송된 ‘맨도롱’은 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6%대의 시청률이지만 비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서 첫 방송 시청률 6.3%로 시작한 ‘맨도롱’은 가파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시청률곡선을 그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수목드라마 3위에 머물렀던 ‘맨도롱’은 4회 방송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이자 동시간대 2위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출생의 비밀, 배 다른 형제, 재벌3세와 평범한 여자의 로맨스를 그리는 ‘맨도롱’은 소재만 보면 일명 ‘막장 드라마’로 불리는 소재들이 다소 포함돼 있다. 정주와 건우 사이 ‘방해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얄미운 악녀 지원(서이안 분)의 캐릭터 또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종종 활용되는 갈등 요소 중 하나다.
자칫 뻔하고 지루한 드라마에 빠질 수 있는 ‘맨도롱’이지만 전반적으로 발랄함과 특유의 아기자기함을 살린 채 전개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명 ‘초등학교 커플’ 같은 정주와 건우의 유치한 알콩거림은 묘하게 설레며, 그 뒤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제주도 풍광은 이들 커플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 준다.
홍자매 작가 특유의 코미디 역시 극에 잘 녹아들고 있다. 자막이 없으면 해독이 어려운 ‘네이티브’ 제주도 방언을 비롯해, 제주도 읍장 황욱(김성오 분)이 알고 보니 정주가 일을 했던 속옷회사의 ‘황토팬티’ 모델이었다는 점 등 소소한 디테일은 시청자들을 ‘피식’하며 웃게 한다.
여기에 건우의 형이자 제주도 리조트의 오너 정근(이성재 분)과 제주도 해녀 해실(김희정 분)의 코믹한 러브라인이 싹트면서, ‘맨도롱’을 보는 재미가 늘어났다. 정근은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뒤, 전화번호를 남기지도 않은 채 쿨하게 떠난 해실에게 한눈에 반한 상황이다. 회의 중 갑자기 나타나 어른거리는 해실의 환상을 보며 “연락처는 왜 안 준거야? 나 흑진주야”라고 중얼거리는 정근의 모습은 훗날 해실과의 유쾌한 러브라인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현재 ‘맨도롱’은 각각의 인물들 간의 사랑과 갈등이 본격화 되면서 재미를 더한 상황이다. 한 번 시청률 상승세를 탄 ‘맨도롱’은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시청률 좀 낮으면 또 어떤가, ‘맨도롱 또똣’이라는 제목처럼 충분히 ‘기분 좋게 따뜻한’드라마 인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