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예능프로그램 ‘촉촉한 오빠들’이 시청자들의 눈물과 공감을 얻으며 좋은 출발을 알린 가운데, MC 강균성의 활약이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촉촉한 오빠들’ 첫 회에서는 사연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에 ‘서프라이즈’가 펼쳐지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 감동을 안겼다.
첫 번째 사연은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정원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원이의 부모님은 “주사를 맞는 걸 힘들어한다. 그래서 이를 함께 이겨내 줄 마음속의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제작진은 정원이를 위한 ‘서프라이즈’로 뽀로로 친구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정원이는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뽀로로와 친구가 됐고, 뽀로로가 선물해준 ‘용기의 모자’를 쓰고 아픈 주사도 씩씩하게 이겨냈다.
↑ 사진=MBN스타 DB |
두 번째 사연으로는 취준생들의 사연들이 공개됐다. 취준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모의 면접에 참여했다. 이들은 인정사정없는 압박 면접에 좌절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면접을 마친 후 별도로 준비된 공간에서 피드백을 받기 위해 VCR을 시청했다. 하지만 브라운관에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자신들의 부모님이었다.
면접관의 “자기소개를 해보세요”라는 질문을 이어받은 부모님들은 아들, 딸을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는가 하면 “힘든 게 있으면 힘들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런 말 한마디 없는 믿음직한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보는 취준생들은 눈물을 왈칵 쏟았고, 이어 강의실로 들어온 부모님을 보며 그간 못했던 사랑 표현을 했다.
세 번째는 ‘밥 한 끼 먹자’라는 코너가 이어졌다. ‘밥 한 끼 먹자’는 “밥 한 끼 먹자”라고 소리치는 사연자들을 위해 그 자리에서 밥상을 차려주는 독특한 이벤트를 벌이는 코너였다. 씨름부 감독 남자친구를 위해 밥상을 신청한 현직 씨름선수 여자친구, 예비사위와 남자 대 남자로 대화를 하고 싶다는 예비 장인어른, 늘 친절한 미소로 고객들을 대하는 엄마를 위해 오리고기를 대접하고 싶다는 딸이 밥상을 사이로 진심을 전하며 감동을 안겼다.
이날 ‘촉촉한 오빠들’은 곧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 아픈 딸을 보며 마음을 졸여야 하는 엄마, 치열한 취업 전쟁에 힘들어하는 자식들을 봐야 하는 부모님 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연들로 채우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내 얘기 같았다” 등의 감상평을 내놓으며 간만에 등장한 가슴 따뜻한 예능 프로그램을 환영했다.
김상경, 현주엽, 정상훈, 강균성으로 꾸려진 4MC 체제는 예능프로그램 운영에 익숙한 인물이 없다는 점, 사연에 동참하거나 하는 게 아닌 단지 VCR을 보며 해설을 한다는 다소 모호한 역할 때문에 우려를 자아냈던 요소였지만, 첫 방송에서의 4명의 호흡은 프로그램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남자가 모양 빠지게 자꾸 울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어느 새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는 ‘모냥 오빠’ 현주엽, 때로는 ‘깐족’거리는 입담으로, 때로는 진중한 이야기로 재간둥이 역할을 하는 정상훈, 전체적인 진행을 이끄는 맏형 김상경은 서로 부족한 면들을 채우며 ‘촉촉한 오빠들’을 이끌어갔다. 그중 강균성의 활약은 으뜸이었다. 강균성은 막내로서 형님들을 모시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강요하지 않되, 부드럽게 전해 ‘선도오빠’라는 별명을 얻었다.
↑ 사진=촉촉한 오빠들 방송 캡처 |
강균성은 시작 전 “자꾸 울면 안 되는데”라고 걱정하는 현주엽에 “남자들이 여자보다 수명이 짧은 이유 중 하나가 많이 울지 않아서라는 통계가 있다. 속에 있는 감정들이 쌓여서 스트레스가 되는 거다. 자기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촉촉한 오빠들’을 보는 만큼은 마음 놓고 울고, 감성을 채우자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일맥상통했다.
또한 그는 취준생들의 사연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도 “좋은 직장, 학교를 가야 한다는 기준을 세상이 만들었다는 게 안타깝다. 그게 행복을 이루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경쟁과 비교 속에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런 스펙 경쟁에 취업을 못 하게 만드는 이 시대가 정말 아쉬운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를 들은 형님들은 막내의 말에 감탄하며 “강균성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나는 그래서 강균성이 광고하는 샴푸만 쓴다”고 극찬했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강균성은 “메시지 없이 자극만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고, 또 사랑을 받고 있는 시대”라고 말하며 “자극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극만 찾다보면 균형을 잃게 된다”고 자극성 프로그램들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제작발표회와 같이 ‘촉촉한 오빠들’ 안에서도 조곤조곤했지만 간결하고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충고를 하는 강균성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그런 진심은 결코 강요되지 않아 더욱 시청자들에 와 닿았다. 그는 애초 “가치관이나 생각이 뚜렷한 편인데, VCR을 보면서 저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싶다”는 각오를 프로그램 진행에 투영하며 MC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바른 말이지만 훈계 같지 않고, 듣는 이를 생각하는 진심이 담긴 그의 한 마디에 시청자들은 “드디어 강균성이 그와 꼭 맞는 예능프로그램을 찾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눈물 많은 네 명의 MC와 함께 울다보면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는 ‘촉촉한 오빠들’은 시청자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며 ‘감성 예능’의 계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연 지금의 반응을 계속 이끌며 또 하나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