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윤성현입니다. MBC드라마넷 ‘나의 유감스러운 남자친구’(이하 ‘유감남’)를 끝내고 다음 작품을 찾고 있어요. 아, 끝나자마자 너무 부지런히 움직인다고요? 사실 ‘유감남’이 끝난 건 저번 달 말이에요. 촬영을 일찍부터 하기 시작해서 끝난 지 한 달 정도 됐거든요. 그래서 좀 쉬었어요. 그리고 신인은 바쁜 게 행복한 거라고 하던데 전 ‘행복’해지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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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감남’의 이중스파이, 참 재밌었어요
‘유감남’에서 저는 혜미아버지 역을 맡은 길용우 선배님의 비서 역할로 출연했어요. 간단히 말하면 이중스파이죠. 재밌는 건 극중 주인공을 맡은 노민우 선배님과는 한 번도 붙는 신이 없었다는 거예요. 저는 김희철 역의 윤학 선배님과 주로 함께 했어요. 제가 윤학 씨를 따라다니는 역할이었고, 숍을 같은 곳이어서 더 그랬고요.(웃음) 윤학 선배님께서 모니터링도 다 해주시고 알뜰살뜰 잘 챙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유감남’에 출연 결정이 났을 때 어땠냐고요? 마냥 기뻤죠. 다른 생각 안 나더라고요, 기뻐서. 물론 걱정은 있었어요. 제가 9회부터 16회까지 등장하는 역할이라 촬영이 딱 절반 끝난 시점에서 투입됐거든요.‘처음부터 같이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많은 걱정을 하게 됐죠.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하는지, 다른 배우 분들과 어떻게 어울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미 다른 분들은 오랜 시간 함께 했는데. 다행히 걱정한 것과 달리 윤학 선배님, 길용우 선배님 같은 다른 분들이 정말 잘해주셨어요. 양진성 선배님도 모니터링 같이 하자고 하면서 잘 챙겨주셨고요. 솔직히 감동받았어요. 걱정했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아, 걱정할 필요 없었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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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승진 기자 |
극중 이중스파이이라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물 중 하나예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제 캐릭터가 길용우 선배님의 충신이고, 다른 사람들과는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서 거기에 중점 두고 표현했어요. 제가 신인이고 함께 연기하는 길용우 선배님께서는 엄청난 대선배님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그걸 아셨던 건지 먼저 잘 풀어주시려고 하시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촬영하느라 정신없었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니 진짜 감사한 일이었어요. 참 소중한 분들 만나고 오랜만에 연기하게 되고 해서 ‘유감남’은 제게 소중한 작품으로 남게 됐어요.
◇ 드라마, 참 하고 싶었어요
이번이 제 세 번째 작품이었어요. 지난 작품이 드라마 ‘끝없는 사랑’이었고, 그 안에서 정경호 선배님 친구 역을 했죠. ‘끝없는 사랑’ 때에는 시대극이기도 하고 이번 캐릭터와 좀 차이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들 ‘그 때 그 사람이었어?’라고 놀라시더라고요.(웃음) 나름대로는 캐릭터를 잘 소화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웃음)
드라마, 참 오랜만이죠. ‘끝없는 사랑’이 작년 가을 즈음 끝났으니 말이예요. 하지만 그게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저는 지금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고요. 그런데 어느 날은 ‘얼마나 될까’ 싶은 마음에 ‘끝없는 사랑’과 ‘유감남’ 사이의 날짜를 세 봤어요. 그런데 꽤 길더라고요. 그 때 시간이 참 빠르구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그 사이에는 나름 바쁘게 지냈어요. 운동 좋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중앙대학교 연극과를 다니는데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기도 하고요. 현장에서 배우는 것과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저는 제 개인적으로 책도 많이 읽고 영화를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책, 영화 많이 봤어요. 빼곡하게 쉬는 시간들을 채워간 것 같아요.
현장이 그립지 않았냐고요? 당연히 작품은 하고 싶었죠. 하지만 제가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아니니까.(웃음)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게 배우잖아요. 그렇지만 안 되면 또 너무 상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을 떨어지거나 하면 작품에 연이 닿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물론 기분 좋지는 않죠. 그래도 깊게 내려가지는 않으려고 해요. 그저 ‘나와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다른 작품과 인연이 있나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나가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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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승진 기자 |
오디션은 참 많이 봤는데 제 입으로 많이 봤다고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주변에 친구들이 정말 많이 오디션을 보더라고요. 저는 거기에 명함도 못 내밀어요.(웃음) 전에 TV에서 봤을 때 어떤 분은 백 여 개의 오디션을 본 분도 계셨다고 들었고, 주변에서도 많게는 한 달에 몇 십 개를 보는 분도 있어요. 그런 분들에 비해서는 저는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사실 저는 그렇게 많은 종류의 오디션이 있는지도 몰랐거든요.(웃음)
◇ 다양한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데뷔는 모델로 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모델로 일을 시작했죠. 사실 모델로는 경력이 좀 돼요. 정말 많은 곳에 갔어요. 중국도 가고 서울 패션위크에도 서기도 하고. 2012년까지 정말 많은 경험을 했어요. 원래는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른 분들의 사례를 보니 모델을 하다 연기를 하게 된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닿았을 때 모델로 일을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스타일이라 더욱 좋았어요. 주어진 거에 최선을 다해보자 싶어 시작했는데 의외로 잘 풀려서 많은 일들을 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 다니기 전까지 모델 활동을 했네요. 사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거잖아요. 다른 분들은 ‘제대로 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해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시고는 하는데요. 하지만 제가 좋아서 한 일이기 때문에 별로 아쉽진 않아요. 그리고 모델 일은 짧은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 끝내고 바로 학교 복귀하고 이런 식으로 돼서 틈틈이 친구들과 많이 놀았어요.(웃음)
그렇게 하다가 2012년 드라마 ‘선녀가 필요해’로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죠. 모델을 하다 기회가 와서 잘 된 것 같아요. 잘 흘러왔기 때문에 지금은 연기에 잘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연기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거든요. 아무래도 주변에서 보고 자란 것이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아요. 이모께서 연예부 기자여서 방송 쪽을 더욱 가까이 볼 기회가 많았죠. 중학교 3학년 때 제가 이쪽으로 진로를 잡았어요. 아버지는 반대를 하셨는데 어머님과 이모는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다행히 아버지께서도 이내 저를 응원해주시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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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승진 기자 |
모델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오디션을 봤어요. 고등학교 때 작은 영화를 하나 하다가 엎어지기도 했는데 아쉽죠.(웃음) 그런 식으로 계속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고는 있었는데, 그러다 2012년 ‘선녀가 필요해’와 연이 닿아 데뷔작으로 만나게 됐어요. 엎어진 영화가 힙합 영화라서 제가 춤을 배웠거든요. 그런데 ‘선녀가 필요해’에서는 제가 아이돌 연습생으로 나와서 가끔씩 춤을 보여줄 때가 있었어요. 영화 찍을 때 배운 거 잘 써먹었죠. 몸이 많이 잊어버리지는 않았더라고요.(웃음) 비록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지만 ‘다 경험이 되는 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배운 춤들을 다시 써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사용하게 돼 신기했고요.(웃음)
◇ 항상 ‘레디’가 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 모델 출신의 연기자 분들이 정말 많이 활동을 하고 계세요. 물론 그런 분들을 보면 동기부여는 정말 많이 돼요.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계시기 때문에 자극도 받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분들은 그 분들대로, 저는 저대로의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과정은 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저대로 연기의 길을 잘 닦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죠. 나만의 길을 걷겠다, 이런 거에요.(웃음) 모델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정말 자랑스러워요. 저 혼자 당시를 떠올리면서 저만의 만족을 느끼곤 하죠. 하지만 지금은 배우에요. 앞으로도 배우로 살아갈 거고요.
모델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기도 하죠. 아무래도 현장에서 적응하는 것도 모델을 하면서 많이 경험했던 것이었고요. 아, 이번 ‘유감남’에서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가 드라마에서 미행을 하는 장면이 많았거든요. 감독님께서 제게 ‘걷는 게 느낌있다’고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그걸 듣고 ‘아직 모델워킹 했던 게 몸에 남아 있구나’ 싶으면서 뿌듯하고 ‘느낌 잘 살렸구나’ 느끼면서 좋아했어요.(웃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요? 자연스러운 게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까지 대부분 주인공 옆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했어요. 아직 많은 역할을 못 해봐서 어떤 게 제가 가장 편하고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런 걸 찾고 있는 과정인 것 같고요. 그래도 저는 지금까지 극중 이름도 있고 주인공 친구를 하기도 해서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가는 속도는 참 다르잖아요. 그래서 초조, 불안 이런 건 없어요. 단지,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제든지 그 기회를 잡을 준비는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항상 ‘레디’가 돼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