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백종원이 TV에서 소개한 레시피 중 인기 높은 레시피를 직접 해봤다. 얼마나 쉽고, 얼마나 맛있을까.
백종원이 TV에서 레시피를 소개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바로 “정말 맛있을까”와 “정말 쉬울까”였다. 이를 직접 해보면서 체크해보기로 했다. 그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tvN ‘집밥 백선생’ 등에서 알려준 레시피 중 누리꾼들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세 가지 레시피를 선정했다.
찌개, 반찬, 디저트 종류 중 하나씩 골라 요리에 나섰다. 홀로 사는 자취생들도 따라 하기 쉬운지,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따져 별점을 매겼다. ‘백종원 레시피로 만드는 자취생 한상 차림’이 목표. 과연 백종원의 레시피는 자취생들에게 ‘집밥’을 향한 한줄기 빛이 될까.
◇ 깻잎 소주 모히또: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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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으로 모히또를 만든다고? 레시피 제목만 봐도 의심이 솟았다. ‘어떻게 깻잎으로 모히또를 만들어.’ 이런 의심으로 1번으로 뽑은 깻잎 소주 모히또. 레시피는 간단했다. 깻잎 넣고, 얼음 넣고, 소주 넣고, 레몬 넣고, 사이다 넣고, 끝. 한 단지를 만드는 데 든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막상 만들고 비주얼만 봤을 때까지만 해도 ‘진짜 맛이 날까?’라는 의심의 끈이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맛보기로 한 입 마셔본 순간, 그 끈은 이미 스르르 풀린 뒤였다. 얼음을 가득 담은 유리잔에 국자로 쪼르르 담아내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어머나, 이 맛이 어떻게 이렇게 나?”라는 것이었다.
깻잎 소주 모히또는 가히 추천할 만한 메뉴다. 만들기도 쉽고, 재료도 싼 값에 금방 구할 수 있다. 소주와 사이다를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나만의 모히또’를 만들 수 있다. 한 단지 만들어놓고 홀짝 홀짝 두고두고 마셔도 좋고, 친구들, 어르신들을 집에 초대했을 때 내놓아도 손색없다.
◇ 만능간장으로 만든 꽈리고추 볶음: 만능간장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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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간장은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이 호기롭게 추천한 레시피다. 이 간장만 있으면 무엇이든 조림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백종원의 말에 호기심이 갔다. 일단 재료가 조금 많이 드는 탓에 약간 겁이 났다. 일단 ‘끓이고 볶는’ 과정이 들어가면 요리에 젬병인 ‘요리 파괴자’들은 겁이 나기 마련 아니던가.
하지만 만능간장 만들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고기를 넣고 간장과 설탕 비율을 맞춰 끓이기만 하면 됐다. 고기가 언제 익을까 걱정이 됐지만 8~10분 정도 끓이니 고기가 충분히 익었다. 간장으로 고추볶음을 만드는 것도 매우 쉬웠다. 단지 요즘 고추가 조금 매우니 고추보다는 마늘쫑, 메추리알 등 다른 재료를 조림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만능간장 한 단지는 자취생에게 매우 든든한 ‘무기’가 됐다. 만능간장 한 국자와 조림 재료, 물 한국자만 있으면 따끈한 한 끼 반찬이 뚝딱 만들어졌다. 한 번 만들고 나면 2kg짜리 고추장 용기에 가득 담길 만큼의 만능간장이 탄생하는데, 이를 가지고 한 끼 양에 딱 맞을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매번 따뜻한 밥상을 만끽할 수 있다.
◇ 우삼겹 된장찌개: 이게 진짜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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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삽겹 된장찌개는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에서 “우리 엄마한테 혼날 텐데”라고 걱정하며 공개한 ‘집안 극비 레시피’다. 당연히 다음 날 검색어에서도 된장찌개 레시피가 내려가지 않은 건 당연하다. 찌개는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요리 초보’에게 우삽겹씩이나 들어간 된장찌개는 ‘큰 산’처럼 보였다.
이쯤 되면 느꼈을 테지만, 백종원의 레시피는 정말 ‘쉽기는 쉽다’. 이번 우삼겹 된장찌개도 정말 쉬웠다. 고기를 볶고, 물을 넣어 된장을 넣으니 그럴 듯한 ‘비주얼’이 탄생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백종원이 말한 레시피에서 조금 더 많은 양의 된장을 넣었더니 텁텁함이 강해졌다. 백종원이 늘 강조하는 “레시피 대로 해야 한다”는 필수 조건을 따르지 않아 생겨난 ‘오점’이었다.
◇ 총평: 백종원 레시피, 요리와 친해진 계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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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전 치고는 훌륭한 맛이었다. 세 가지 요리를 모아놓고 보니 아주 멋진 한상차림이 완성됐다. 백종원의 레시피를 직접 해보면서 느낀 것은 ‘쉽다는 것’과 ‘백종원이 말한 대로만 따라 한다면 진짜 맛있다’는 점이었다.
늘 ‘집밥 백선생’에서 네 명의 제자들이 입버릇처럼 “진짜 되네?”하던 감탄사를 한 때에는 ‘그냥 하는 리액션이겠거니’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직접 요리를 해보니 절로 “진짜 되네?”라는 말이 나왔다. 조금씩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세 번째 요리를 할 때에는 “이번에도 맛있겠지”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이 3가지 요리를 한 후 스스로 반찬을 만들어 먹은 적도 꽤나 된다. 부엌과 조금은 친해졌다고나 할까.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서 TV에 자주 나오는 이유를 말한 적이 있다. “나라의 요식업이 발전하려면 사람들이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의 레시피가 당장 우리나라 요식업에 큰 발전을 가져오진 않더라도, 적어도 요리와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조금씩 부엌과 친해지게 만든 것은 좋은 성과임이 분명했다. 더불어, 집밥을 먹기 힘든 자취생들에게 따뜻한 집밥 한 끼 먹게 하는 것도.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