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유재석, 정형돈, 유병재, 안영미 등이 속속 대형 기획사에 자리를 잡으면서 기획사 사이의 ‘예능인 모시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오전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개그맨 유재석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5년간 소속을 두지 않고 홀로 움직여온 유재석은 그간 SM C&C, YG엔터테인먼트 등과 접촉설을 뒤로 하고 마침내 FNC에 새 둥지를 틀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유재석의 전속 계약 체결 소식은 최근 들려오는 다양한 방송인들의 소속사 이적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MBC ‘무한도전’에서 그와 함께 했고,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홀로 활동했던 정형돈 또한 지난 6월 FNC 행을 결정지었다. 한 발 앞서 ‘코코 사태’로 거취가 불투명했던 이국주도 3월 FNC 식구가 되면서 FNC는 원조 식구인 송은이와 더불어 ‘막강 예능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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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핫한 감자’ 유병재와 안영미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행을 택했다. 지난 6월 유병재는 ‘예능 작가’의 신분으로 YG와 전속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YG는 안영미와도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가수만 소속돼 있던 YG의 유병재, 안영미 영입은 매우 이례적이라 더욱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이렇듯 강호동, 전현무, 이수근, 김병만 등이 소속돼 있는 SM C&C, 이경규, 이휘재, 장동민 등이 소속된 코엔스타즈와 같은 ‘예능형 기획사’가 아닌 YG, FNC 등 ‘가수형 기획사’가 예능인들을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기획사 간의 ‘예능인 잡기’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그렇다면 유재석으로 하여금 정점을 찍은 이 경쟁이 갑작스럽게 뜨거워진 이유는 뭘까.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기획사들의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에 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대형 기획사들은 프로그램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코엔, SM C&C 또한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고 있고, 특히 SM C&C는 최근 이예지 PD를 영입하며 제작 영역에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콘텐츠 제작의 가장 관건은 ‘섭외’다. 아무래도 계열사 매니지먼트의 스타들을 기용하는 것이 손쉽고 일정 조율도 빠르게 가능한데, 이 때문에 예능인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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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또한 콘텐츠들의 해외 수출에도 용이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예능인들의 파워가 그 누구보다 세다. 한 관계자는 “SBS ‘런닝맨’에 한 번 게스트로 출연했을 뿐인데 웨이보 팔로워 수가 하루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하며 중국에서의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를 전했다. 이광수나 김종국은 ‘런닝맨’으로 배우나 가수 활동보다 훨씬 폭넓은 해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예능인들은 기획사의 해외 진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가수들로 이미 해외 진출에 성공해 일정 인프라를 갖춘 기획사들도 예능인들의 인지도와 기업의 인프라가 만날 때 일어날 수 있는 시너지를 기대하며 예능인들을 영입하고 있다는 것. 특히 콘텐츠 수출은 연예인들의 인지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예능인들을 영입하는 것이 기획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전문 매니지먼트의 관리가 아니면 수많은 방송 일정을 소화하기 힘든 시스템도 한 몫한다. 종편과 케이블 등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바쁜 예능인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도 ‘예능인 모시기’ 경쟁의 이유로 꼽힌다. 예능인들은 기획사에 ‘경쟁력’이 되고, 기획사들은 예능인들이 방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백업을 해주며 상부상조 하는 형태가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과열된 기획사들의 ‘예능인 모시기’는 예능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