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영근 기자] 데뷔곡 ‘귓방망이’이로 이름을 알린 걸그룹 배드키즈에서 멤버 지나가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돌연 트로트 가수 지나유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앞서 ‘귓방망이’는 클럽풍의 신나는 음악과 독특한 가사로 SNS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섹시·큐트 콘셉트의 배드키즈였기 때문에 지나유의 트로트 행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제 꿈은 트로트 가수였어요. 학창시절 장윤정 선배의 무대를 보고 가슴에 품기 시작했어요. 걸그룹에서 트로트 가수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 분들이 당황했어요. 가족 말고는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첫 앨범이 딱 나오자 배드키즈 멤버들도 ‘언니 이게 뭐야’ 이러면서도 SNS를 통해 축하한다고 다들 응원해줬어요.”
지나유는 지난 6월 솔로 첫 앨범 ‘오빤용’을 발매했다. ‘오빤용’은 EDM(Electronic Dance Music)과 트로트를 융합한 곡이다. ‘아침에 눈 떴을 때 문자 와 있길/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전화해주길/ 어려운 부탁 바라는 것도 아닌데 손가락이라도 부러졌나요’라는 재치 있는 가사와 함께 ‘오빤용’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완성시켰다. 해당 곡은 ‘귓방망이’를 작곡했던 프로듀서 단디의 작품이다.
↑ 사진= 곽혜미 기자 |
“단디 PD님과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처음 ‘오빤용’을 접한 시기는 배드키즈가 데뷔하기 약 1년 전이었어요. 노래를 딱 듣는 순간 단디 PD님께 ‘이 노래 제발 저 주세요’라고 부탁했어요.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단디 PD님도 트로트 곡은 처음이었고 저 또한 처음 시도해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수정 기간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1년의 기간을 거치고 배드키즈 활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지나유는 솔로 데뷔 후 배드키즈 때 느끼지 못했던 쓸쓸함이 물씬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배드키즈로 있을 땐 멤버들이 차에 탑승하면 다 같이 화장도 고치고 시끌벅적 수다도 떨면서 정말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차에 덩그러니 있거나 무대를 홀로 채워갈 때 쓸쓸함을 많이 느낀다며 솔로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혼자 하다 보니 부담감도 더 많이 들게 되더라고요. ‘대중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아야겠다’ ‘더 좋은 곡을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반면 솔로라서 편한 부분도 있어요. 특히 안무가 덜 힘들어요. 칼 군무가 아니라 손짓이나 눈빛으로 무대를 꾸미니까요. 저희 안무 선생님이 어느 날 제게 해 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트로트 가수는 기존 아이돌과 무대 매너부터 다르다고 하셨어요. 막 흥겹게 무대에 뛰어올라 가는 게 아니라, 행사장 가면 ‘안녕하세요 지나유 입니다’라고 인사한 후, 3초간 허리 굽혀 인사를 해아 한다고 말이죠. 또 무대를 마치고 나선 어르신들과 관계자분들하고 인사를 하는 팁들을 알려 주셨어요.”
↑ 사진= 곽혜미 기자 |
지나유는 자신의 팬 연령층도 전체적으로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SNS나 팬 카페를 들어가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어르신들이 더 많아졌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 그의 변신을 가장 반기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의 부모님과 할머니다.
“부모님과 할머니가 트로트를 정말 좋아하세요. 일요일만 되면 ‘전국 노래자랑’을 항상 틀어놓곤 하셨어요. 제가 배드키즈 활동했을 때와는 부모님의 태도가 사뭇 달라지셨어요. 일단 부모님의 SNS를 보면 다 제 사진으로 도배하셨어요. 친구분들을 만나도 ‘딸이 트로트 가수다’라고 더 많이 자랑하세요. 하하.”
지나유는 쌍둥이 언니가 있다. 그의 언니도 가수를 꿈꾸고 있단다. 쌍둥이 언니는 현재 연습생으로 들어가 걸그룹 데뷔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먼저 가요계의 데뷔를 한 선배기 때문에, 언니와 만나면 다양한 조언도 건넨다고 말했다.
“최근 언니가 뮤직비디오 촬영이나 방송에 대해 종종 물어봐요. 저는 뮤직비디오를 3번 정도 촬영해 본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언니에게 뮤비 촬영할 때 카메라 보는 방법이나 어떤 포즈를 하면 더 좋게 나오는지 등의 팁들을 알려주기도 해요. 언니가 이번 제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 살짝 출연했어요. 사람들이 다 CG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언니가 데뷔하면, 음악방송에서 제가 먼저 트로트 무대를 부르고 언니가 다음 무대를 꾸미면 아마 ‘옷만 갈아입고 나왔나?’하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 사진= 곽혜미 기자 |
‘오빠용’은 발매 이후 국내 주요음원사이트 멜론 국내 트로트부문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대중은 지나유의 행보에 ‘제2의 장윤정이 탄생했다’며 그의 행보에 기대를 걸었다. 그런 대중에게 지나유는 인터뷰 끝으로 ‘제2의 장윤정’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털어놨다.
“장윤정 선배님은 트로트 말고도 다방면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잖아요. 워낙 대단하신 선배님이라 그렇게 불러 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그러면서도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제가 정말 열심히 해서 신인 트로트 가수가 ‘제2의 지나유’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소망입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통 트로트를 해 보고 싶어요. 진한 트로트의 맛이 느껴지는 그런 전통 트로트 말이죠. 그래서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행사계의 여왕벌’이 되고 싶어요. 꿈을 이뤄가는 지나유를 꼭 지켜봐 주세요.”
박영근 기자 ygpark@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