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시나리오 표준계약서 수정안, 장관고시 전 수정·보완 되어야"
<'제작사'와 '작가' 사이에 본 계약 또는 '본건 영화'와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그 사유를 불문하고, '작가'는 '제작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외에, '본건 영화'의 제작, 배급, 상영을 중지·제한할 수 있는 가처분 신청, 침해정지 청구 등을 제기하지 않는다>
영화 '미인도'와 '통증'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한수련 작가는 CJ엔터테인먼트 측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급된 2015년 시나리오 표준계약서 수정안의 이 같은 불공정한 내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랐다.
한 작가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열린 '시나리오 표준계약서 수정안 쟁점 설명회'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영화 투자 및 제작의 현실을 고려한 조항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작가의 권리를 구제할 수단이나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 사유를 불문하고' 보다는 구체적으로 작가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반대급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작가는 또 표준계약서 수정안에 저작재산권의 영구적 포괄양도, 이차저작물 권리 제한, 크레딧 결정권 양도, 각색계약서 인센티브 등 제작사와 시나리오 작가 간 계약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저작권법에서 보장하는 작가의 저작 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표준계약서는 수정되어야 한다. 장관 고시되기 전에 한 번 더 추가 논의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인작가인 장은경씨도 "협상력을 가진 기성 작가와 달리 신인들은 표준계약서 그대로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 문구 하나하나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장관 고시 전에 수정되어 창작자를 우대할 수 있는 시장 발전 방향으로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정책위원장 한지승 감독은 "많은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시나리오 작가들이 감독으로 전향하거나 영화제작과정에서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작업을 빈번하게 수행한다"며 "시나리오 표준계약서를 제대로 만들어 한국영화계의 잘못된 저작권 관행 개선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연애시대' 영화 '파파'의 연출자인 한지승 감독은 최근 불거졌던 '개를 훔치는 방법'의 각본을 담당했던 신연식 감독과 제작사 간 크레딧 논란 등을 언급하며 "제작사에게 크레딧 권한이 있어서 생긴 문제였다. 정확한 기준만 있었다면 문제 될 게 없었다. 장관고시를 통해 저작권을 확보하고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 합리적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준익 감독은 "과거 우리나라 영화시장은 성장기였다. 성장기는 개인의 희생을 강요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성숙 단계에 왔다. 작가들 본인이 문제를 현실화, 공론화시켜 독소조항에 대한 명확한 주장이 영진위나 문체부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작가조합(WGA)을 언급, "그들의 힘은 파업에서 나온다. 하지만 한국영화 관련 조합에서는 한 번도 파업을 고려한 적이 없다"며 강경 대응의 입장도 넌지시 밝혔다.
시나리오 표준계약서는 지난 2012년부터 작업이 진행됐다. 작가의 권익보호와 불공정한 계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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