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추억의 힘은 강했다. 또다시 ‘어른 잡는 콘텐츠’가 등장해 대중의 추억과 공감을 자극하고 있다.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은 ‘어른 잡는 콘텐츠’의 힘은 얼마나 강할까.
과거 어른 잡는 콘텐츠는 대중의 공감 형성을 위한 매개체가 됐다. 지난 2006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가을소풍 편에는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망원경을 목게 걸고 디스코 바지를 입거나 땜빵 머리를 한 채 등장했다. 이들은 소풍의 꽃인 백일장을 진행,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각자의 글솜씨를 뽐냈고, 도시락 쟁탈전을 벌이거나 즉석 동요 노래자랑을 하며 보는 이들의 추억을 샘솟게 만들었다.
‘무한도전’은 2009년에도 어린시절 여름방학에만 즐길 수 있었던 추억의 놀이를 선보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은 허수아비 놀이, 돈까스 게임, 곤충채집, 미루나무에 걸린 팬티 잡기 등을 펼치며 웃음을 자극했고, 여름방학 숙제도 수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거를 회상시켰다.
2014년 개봉한 영화 ‘닌자터틀’은 추억의 캐릭터인 닌자 거북이를 실사로 그려 ‘추억’이라는 소재에 짜릿한 액션과 세련미를 더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올해 1월에는 90년대 감성을 담아낸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이 향수를 자극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맞먹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영화 ‘건축학개론’ 역시 추억과 향수의 힘으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최근 그때 그 시절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드는 콘텐츠는 동심을 담은 종이접기와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의 등장,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 중인 김영만은 출연 소식만으로도 엄청난 관심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은 TV 앞에 앉아 색종이와 종이컵, 핑킹가위 등을 준비해 김영만의 설명에 박자를 맞춰가며 무언가를 뚝딱 만들었던 대중들은 그의 출연 이야기만 듣고도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을 곱씹었다. 뜨거웠던 관심은 제대로 입증됐다. “우리 코딱지들~”이라는 김영만의 멘트는 보는 이들의 그동안 억눌려있었던 묘한 감정을 이끌어냈고, 완벽한 추억여행을 선사했다.
특히 ‘마리텔’을 통해 ‘하나둘셋 TV유치원’에 출연했던 신세경과 뚝딱이가 함께 종이접기 교실에 참여했고, 이 모습은 추억 한 켠에 자리 잡은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들끓게 만들었다.
400만(2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 역시 대표적인 흥행 요인으로 ‘추억’이 꼽힌다. 어린 시절 라일리의 상상 속 비밀친구로 등장하는 빙봉은 라일리와 함께 불렀던 노래를 부르며 톡톡 튀는 개성을 자랑했던 캐릭터로, ‘인사이드 아웃’ 흥행의 주역으로 꼽을 수 있다.
빙봉은 “나에게도 빙봉 같은 친구가 있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어른 관객의 지난 추억을 자극했다. 특히 ‘인사이드 아웃’에는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도 전함과 동시에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아이의 행동과 말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자녀를 두고 있는 관객 최모 씨는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갔는데 아이보단 내가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무조건 아이 행동에 소리부터 질렀던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선 미안하더라. 영화를 보고 깨달은 바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 이 모씨는 “신선한 발상 자체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빙봉이 사탕 눈물을 쏟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어린 아이의 상상력을 모두 동원해 만들어진 귀여운 생명체 같다. 나에게도 빙봉이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고 밝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