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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겸 방송인 강용석이 ‘불륜 스캔들’에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아직 스캔들을 팩트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상 연기가 날 만한 굴뚝이었다.
18일 오전 한 매체가 강용석과 블로거 A씨의 홍콩 여행설과 일본 여행설을 주장하는 사진 및 두 사람의 SNS 대화를 공개하며 그의 불륜 스캔들이 재점화됐다.
카카오톡에는 연인 사이에나 보낼법한 이모티콘이 나열돼 있었다. ‘더 야한 것’ ‘카카오톡 대화 지우면 되지’ ‘다른 사람과 있을 땐 데면데면하게’ 등 은밀한 내용까지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강용석 측은 해당 사진의 위조설을 주장했다. 카카오톡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를 발췌, 왜곡한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스타 변호사다웠다.
하지만 이모티콘 해명은 시원스럽지 못했다. “애정을 표현하는 듯한 이모티콘은 A씨가 이모티콘을 구입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해당 이모티콘에 있는 그림을 전부 나열한 것이었다”는 해명은 논란을 더욱 몰고왔다.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에 대한 해명만 있을 뿐, 보다 자극적인 카카오톡 대화에 대한 변명은 정작 내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안하느니만 못한 해명이고 반박이다.
그가 주장한대로 A씨의 남편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했다고 하지만, 강용석의 대응 역시 아전인수(我田引水),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다.
특히 앞서 A씨와의 관계에 대해 “단순히 의뢰인과 변호인 사이”라고 했던 강용석이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는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단순한 관계라면 나눌 리가 없는 대화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모두까기인형’, ‘고소왕’을 재기시켰던 tvN ‘고소한 19’마저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tvN 측은 “강용석이 ‘고소한 19’ 하차를 확정했으며 기녹화분 역시 방송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차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소송건도 있고 시청자 정서를 고려해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엄밀히 말해 강용석은 범법자도 아니요, 억울한 스캔들에 휩싸인 자칭 ‘희생자’다. A씨의 남편이 강용석을 상대로 제기한 재판 역시 민사 소송. 사인(私人)간의 다툼인 만큼 비록 곤혹스러울지언정 활동 자체를 막을 순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tvN의 결정은 대중이 불편해하는 출연자를 ‘안 볼 권리’를 존중한 결과다.
이미 강용석은 대중에 신뢰를 잃었다. 홍콩 여행 여부를 두고 ‘체류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가 ‘체류한 것은 사실이나 만난 적이 없다’고 입장을 살짝 바꾸는 등, 발언의 번복으로 이미 큰 실망을 준 그다. 해명이든 변명이든, 입을 열면 열수록 그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 또한 거세지고 있다.
tvN과 달리 JTBC와 TV조선 등 강용석이 출연 중인 타 프로그램 측은 강용석 하차와 관련,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 전까지는 하차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강용석에 대한 기사 댓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의견은 ‘강변’답지 않은 빈약하고 허술한 대응이라는 점, 그리고 방송에 얼굴이 팔린 아들들이 불쌍하다는 내용이다.
과거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애초에 스타로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할 인물을 방송사가 나서서 키워줬다는 냉철한 지적도 눈에 띈다. 실제 이번 스캔들로, 방송사들 역시 강용석 기용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졌을 터다.
강용석에게 묻고 싶다. 본인은 잘못한 게 없고 떳떳하기 때문에, 굳이 이 상황에서까지 방송 활동을 계속 하고 싶은가. 그럴수록 다치는 건 강용석 자신이 아닌, 벙어리 냉가슴이 된 그의 가족들이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출연 중인 방송에서 물러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의 안 볼 권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아빠를 위해(?)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상은 물론, 얼굴까지 만천하에 공개된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처와 피해는, 강용석 그 자신의 것보다 훨씬 더 크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