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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풀민트라이프 2014 포스터 |
20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뷰티풀민트라이프' 주최사 민트페이퍼가 고양문화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11억 3500만원 상당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서울서부지법이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페스티벌 개최를 앞둔 당시 세월호 사고 여파 탓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고양문화재단 측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손해와 책임을 떠안았던 페스티벌 주최사 민트페이퍼 측은 항소할 방침이다. 민트페이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단 말을 아꼈으나 법률대리인과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공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번 뷰티풀민트라이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 관계자들은 그간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지난해 다수 취소된 대학축제 및 지방 행사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기 애매했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양해를 구하고 원만히 합의했지만 심각한 타격을 입은 건 영세기획사들이다. 이미 시간과 비용을 들인 기획사는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뷰티풀민트라이프 2014'는 그해 4월 26일과 27일, 5월 3일과 4일 총 4일간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다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주최 측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소를 빌려준 고양문화재단의 취소 통보가 있으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고양문화재단 측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마음"이라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인간의 네거티브 싸움에 휩싸인 결과라는 정황과 대중음악을 깎아내리는 일부 발언 등으로 음악인들의 원성을 샀다.
문제는 고양시가 공연 주최사 민트페이퍼 측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이었다는 데 있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해 개막까지 '하루'도 아닌 '반나절' 전이었다.
고양문화재단은 공식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연 취소를 고지했고, 이후에서야 민트페이퍼에 공문을 보내 협조 불가를 알렸다.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사고가 해당 소송 중심에 있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뷰민라 2014'가 지지를 받았던 건 음악의 역할론 덕이었다.
민트페이퍼 측은 "공연의 본질이 기쁘고 즐겁고 흥을 돋우는 유희적인 기능도 크겠지만, 경우에 따라 누군가를 위로하고 정화하며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설득해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터다.
더불어 그들은 사고 희생자를 돕기 위한 성금 5000만 원을 직접 고양시 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했다.(현재는 회수) 또한 주요 스태프들이 안산에 위치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돌아온 건 고양문화재단의 일방적 통보였다. 냉가슴을 앓아야했던 민트페이퍼 측은 관객들의 티켓을 환불하고 아티스트 출연료, 공연 무대 설치 및 스태프 임금까지 모두 지불했다. 음악인과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신뢰였다.
반면 고양문화재단은 이들에게 약속한 배상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고양문화재단 측은 공문이나 구두 약속을 통해 피해보상을 해주겠다고 확인했지만 예산이 아예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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