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디자이너 황재근과 요리사 오세득이 확실한 캐릭터를 잡으며 제대로 프로그램에 적응했다.
황재근은 지난 달 26일 다음팟tv ‘마리텔’ 생중계 촬영을 통해 ‘마리텔’에 처음으로 합류했고, 오세득은 지난 9일 1인 방송국을 열었다. 김구라, 김영만, 이은결처럼 ‘마리텔’에 수 회 참여한 인물이 아니기에 시청자들은 이들을 낯설어했다.
합류한 시기도 애매했다. 황재근은 하필 ‘백주부’ 백종원이 하차한 직후 참여를 했고, 오세득은 같은 요리사라는 직업 때문에 백종원의 빈자리를 메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길이 더욱 모아졌다. ‘환영’보다는 확실히 ‘어떻게 하나 보자’는 눈길이 더욱 거센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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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하지만 황재근과 오세득은 확실히 ‘마리텔’에 적응한 분위기다. 각자 나름의 캐릭터를 굳히는 것에 성공한 것. 황재근은 첫 회에서는 영 감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였지만 두 번째 방송에서는 확실히 ‘마이 페이스’대로 방송을 진행했고, 오세득은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에서 방송한 경력을 살려 원활하게 자신만의 방송 색깔을 만들어갔다.
황재근은 특히 지난 15일과 22일 방송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특유의 제스처와 목소리로 묘한 중독성을 일으켰다. 모델 김진경을 초대한 건 신의 한 수였다. 황재근도 자신과 친한 모델이 등장하니 한결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모델 김진경도 황재근의 곁에서 때로는 모델로, 때로는 채팅창을 읽으며 소통하는 조력자로 활약했다.
또한 황재근과 기미작가의 대결 구도는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강력한 웃음 포인트였다. 첫 ‘마리텔’ 녹화에서 기미작가가 황재근이 만든 앞치마 리폼 청치마의 사이즈가 작아 입지 못한 게 대결의 시작이었다. 황재근은 모델로 등장한 기미작가에 “내 쇼를 마친 기분이 어떠냐”고 돌직구 질무을 던지기도 했고, 기미작가는 작정한 듯 패션쇼에서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세득은 초반 백종원을 언급하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청자들에 “여러분이 좋아하시던 백종원 대표님이 이 자리에 있었는데 어깨가 무겁고 부담이 크다. 그 분의 아성에 반의 반에 반도 못 따라 간다”고 말하면서도“제 나름대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알려드리겠다. 드시고 싶은 요리, 만들고 싶은 요리를 준비해봤다. 있는 재료로 성심성의껏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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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그는 특유의 ‘부장님 개그’로 시청자들에 ‘허탈 웃음’을 선사했다. 채를 썰 때 ‘채채채채’라고 입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세득의 썰렁 개그에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영 적응을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후반전에는 시청자들이 오히려 그의 개그에 ‘부장님, 오늘도 배꼽이 도망갔습니다’ 등의 재치 있는 반응을 보여 완벽한 쿵짝을 만들어냈다.
오세득의 ‘셀프 먹방’도 주요 무기였다. 백종원의 방송에서는 기미작가가 리액션을 보였다면 오세득의 방송에서는 ‘로봇 액션’ 작가가 웃음을 선사하고, 오세득이 스스로 만든 음식을 먹고 감탄을 하는 ‘허세’를 보여 재미를 만들어냈다. 평소 허세에 가득 차 있지만 와인 따개가 없어 허둥대거나 스파게티 면을 한꺼번에 넣어 황급히 건져내는 등의 허당 기질도 오세득의 캐리거가 됐다.
눈 여겨 볼만한 점은 오세득, 황재근의 소통 능력이다. 황재근과 오세득은 낯선 댓글창 시스템에 힘들어했다. 하지만 곧 이에 적응, 나중에는 재치 넘치는 댓글창을 보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황재근은 특유의 ‘꺄르르’ 웃음소리를 내며 진정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재밌어했다. 얼마나 방송을 즐기며 해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세득과 황재근의 적응으로 ‘마리텔’은 백종원의 부재를 겨우 넘길 수 있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다음tv팟 생중계에는 김영만, 이은결이 빠지고 ‘한국의 밥 로스’ 김충원과 ‘댄스 마스터’ 박지우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세득, 황재근은 신생 방송을 견제하기 위해 각자 이찬오 셰프와 모델 김진경을 초대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마리텔’에 완벽 적응한 이들의 고군분투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