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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원이 통한의 눈물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1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 45회에서는 그동안 보여왔던 악랄한 임금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내며 세 번의 눈물을 흘린 인조(김재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들 소현세자(백성현 분)의 죽음이 자점(조민기 분)과 소용 조씨(김민서 분)에 의한 것임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 인조는 세 차례 애끓는 감정을 담아낸 눈물로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첫 번째 눈물은 충격이었다. 소현세자를 정적으로 여겨 고립시켰지만 막상 소현세자가 세상을 떠나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또 그동안 의지해 온 소용 조씨가 자신을 이용했다는 데 대한 놀람과 충격. 배신감의 눈물을 흘렸다.
두 번째 눈물은 분노의 눈물이었다. 소현세자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한 인조는 소용 조씨를 불러 추궁을 했다. 그러나 소용 조씨는 "신첩이 전하의 명도 없이 어찌 그리 망극한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전하 이 일을 저와 좌상에게 덮어씌워서는 아니 되시죠. 그리하면 그것이 바로 전하의 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테니"라고 협박하며 본색을 드러냈다.
이 장면에서 김재원은 진퇴양난에 빠진 인조의 인간적인 고뇌를 풍부하게 표현, 인조에 대한 연민을 자아냈다. 아들을 죽게 한 이들에게 죄를 묻고 싶지만 자신의 방조도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고, 진실이 밝혀질 경우 결국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올 것이라는 예측으로 분노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세 번째 눈물은 포기였다. 세상을 자포자기한 듯한 김재원의 포기한 눈물은 정명(이연희 분)을 만나 시너지를 냈다. 봉림대군(이민호 분)을 국본으로 세워야 한다는 설득을 하고자 어렵게 인조를 만난 정명은 인조가 현실을 직시하고 국본을 제대로 세우도록 충언을 했다.
정명은 "아직 이 나리의 왕이시라면 이 말씀을 들으셔야 합니다. 전하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세자 저하의 죽음을 몰랐다는 것을요. 그날 전하는 분명 그리 말씀하셨으니까요. 내가 내 아들을 죽이려는 것이겠냐고"라고 인조를 다독이는 동시에 "뒤틀린 전하의 선택을 되돌릴 기회가 아직은 남아있습니다"라고 애끓는 호소를 했다.
인조는 자포자기한 눈빛으로 정명의 말을 듣지 않는 듯했다. 인조는 "아니 나에게 그런 것 따윈 필요 없네 공주. 난 무자비한 아비니까"라고 자책한 데 이어 "기회? 기회라고 했소? 공주의 말대로라면 난 그처럼 비겁하고, 처음부터 어좌 따윈 가당치가 않았는데. 이제 와 뭘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세상을 다 산 듯한 텅 빈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인조는 자신이 없는 틈에 날림으로 편전 회의를 치르려던 자점의 움직임을 중단시키고 봉림대군을 국본으로 세우며 새로운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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