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제작 지연, '내 탓인가?' 자책"
"내 실제 모습, 대만과 비슷, 음식쓰레기 버리고 이유식 먹이고…"
"여전히 몸을 단련하는 이유…"
![]() |
배우 권상우(39)의 전작들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영화까지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때는 무척 아쉬웠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이하 탐정)도 한 번 엎어질 뻔한 위기까지 있었단다. "내 탓인가?" 권상우의 머릿 속에 있던 생각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다렸다. 중국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기 전이었다. 그러던 중 성동일의 캐스팅 얘기를 들었고, 촬영을 기대하게 됐다. 기대했던 대로 콤비 플레이에 만족한 눈치다.
'탐정'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의 비공식 합동 수사 작전을 그린 범죄코미디물.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가 은근 매력적이다. '조선명탐정' 김명민-오달수 콤비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코믹이면 코믹, 추리면 추리 등등. 뭐든지 잘 주고받는 두 사람의 호흡이 좋다.
또 권상우가 아내에게 잡혀 사는 지질한 모습이 새롭다. 국내 최대 미제 살인사건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경찰을 꿈꿨던 남자의 모습도 볼거리지만, 가정에도 충실한 모습이 실제 권상우가 겹치는 지점이 많다.
권상우는 연기자와 아빠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어서 특히 좋았단다. "극 중 강대만이 저와 나잇대도 비슷하고 두 아이의 아빠라는 점이 가장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한다는 점보다는 누군가의 아빠로서 지질함 속의 풋풋함이 보이도록 하는 게 포인트였고, 욕심난 지점이었어요."
가정에서의 실제 본인의 모습은 어떤지를 묻자 "대만과 거의 비슷하다"고 웃는 권상우. "홍보 인터뷰 첫날 '오늘 뭐 했지?'라고 생각해봤는데 대만이가 극 중 한 모든 걸 했더라고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둘째 딸) 리호 이유식 먹이고, 7시 35분에는 (첫째 아들) 룩희 유치원 버스 태워 보냈고요. 또 영화에서는 과하게 표현됐지만, 저희 부부도 사소한 걸로 의견 다툼은 있어요. 화장실 문제 같은 것 있잖아요?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죠. 하하."
![]() |
아내를 생각하는 다정다감한 모습이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느껴진다고 하니, 권상우는 또 웃었다. "홍보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깐 기사가 많이 나고 있어요. 아내가 '너무 완벽한 남편으로 나오는 것 아니야?'라고 연락할 정도라니까요. 그래도 제가 평가하기에 저는 80점 정도의 남편은 되는 것 같아요. 괜찮지 않나요?(웃음)"
그는 중국 활동과 관련해서는 "쉽진 않지만 재미있는 도전 같다"며 "조만간 중국에서 또 작품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면 2~3개월씩 체류해야 한다. 틈만 나면 아내와 아이들 사랑을 드러내는 그인데 가족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어떻게 참을까?
"맞아요. 힘들어요. 가족 보고 싶으니 빨리 올 수 있도록 정신없이 촬영하죠. 저번에 장백지씨와 함께 '그림자 애인'을 촬영 때 아내가 깜짝 서프라이즈로 룩희를 호텔로 데려왔어요. 복도에서 룩희가 '아빠~'하고 달려와 안기는데 뭉클하고 좋더라고요. 행복했죠."
![]() |
"배우의 숙제가 그런 것 같아요. 점점 불안한 마음이 커져요. 내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 고민도 많죠. 남자 선배들을 보면 항상 30대 중, 후반부터 40대로 넘어갈 때까지 몇 년 공백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어쩔 수 없이 오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을 유용하게 분배하면서 헤쳐나가는 게 중요한 숙제 같아요. ‘탐정’도 그 과정 중의 하나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대비 안 하고 있다가 마주하기보다는 스스로 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채찍질을 많이 하고 있어요."
권상우는 또 "확실하게 권상우의 장르를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