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드라마 속 여배우들이 작정하고 망가졌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은 물론이고 몸으로 웃기는 슬랩스틱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망가진 여배우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면서 드라마의 플러스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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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DB |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연일 화제를 모은다. 화제의 중심은 황정음이다. 황정음은 부스스한 머리에 붉은기가 도는 얼굴로 시선을 압도했다. 여기에 의욕 넘치고 긍정적인 인물답게, 의도치 않은 몸 개그까지 더해지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시절의 모습이 절로 생각나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KBS2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가 최저 시청률 3.9%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하는 가운데 다솜 또한 만만치 않은 몸 개그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솜은 첫 방송부터 일명 ‘방귀쟁이’로 등극하며 극의 웃음을 톡톡히 책임졌다. 철없고 눈치 없는 인물로 분한 만큼,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발랄한 모습이 헛웃음을 자아냈다. 현역 걸그룹인 다솜의 주연 발탁이 못마땅한 시청자들도 많았으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부정적 여론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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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M C&C, KBS MBC방송캡쳐 |
오는 23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2015’의 김민정 또한 데뷔 26년 이래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남장에 도전한다. 젓갈 장수 보부상 개똥이 캐릭터 특성상, 남루한 남자 의상을 입고 얼굴에 거뭇거뭇한 칠까지 더해야 했으나, 김민정은 오히려 이와 같은 모습이 편안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객주’ 제작발표회에서 김민정은 “남장할 땐 5분이면 준비가 끝난다. 아무데나 퍼질러 앉아도 되니까 좋더라”고 말했다. 남장 연기에 대한 본인 스스로의 열의가 대단한 만큼, ‘객주’ 속 김민정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여배우의 가장 큰 무기는 아름다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중 인물을 매력적으로, 또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이를 내려놓고 연기에 몰입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산다. 이들이 망가질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드라마에 몰입하게 된다. 자신을 놓고 극에 녹아들 줄 아는 여배우가 오히려 더 예뻐 보이는 법이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