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폭 넓은 소재 안에서 90초에서 15분까지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초단편영화. 극장이 아닌 지하철, 카페, 거리의 외벽 등 일상과 조금 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초단편영화는 프로부터 아마추어 감독까지 다양한 영화인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상상력이 가득한 영화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에서 경쟁 섹션-사랑과 전쟁에 선정된 ‘코브라트위스트’는 프로레슬링과 사랑과의 독특한 만남을 그린 초단편영화다. 4분51초 러닝타임의 이 작품은 작은 터치에도 가슴이 뛰는 상황에 놓인 두 남녀가 등장해 링 위에서 아슬아슬하고 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간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왔던 박종현 감독은 초단편영화를 어떻게 접하고, 제작하는 계기를 갖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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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원래 ‘코브라트위스트’는 10분짜리로 만들었던 작품이다. 만들어놓고 보니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보다 단편스럽게 영화를 다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10분 넘던 영화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들만 모아서 다시 완성하게 됐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초단편영화제라는 영화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 영화제에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Q. 초단편영화만의 매력이 있다면?
A. “단편영화는 단편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단편 안에서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하나의 이야기를 긴 소설로 풀기보다는 초단편영화 안에서는 강하게 하나의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게 중점이 되지 않나 싶다.”
Q. ‘코브라 트위스트’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A. “프로레슬링 동작 하나에서도 사랑이 수용되지 않을까 라는 데에서 시작됐다. 프로레슬링 동작 중에서 코브라 트위스트라는 기술이 제 기준하에 많이 몸이 맞닿는 걸로 알고 있다. 프로레슬링 동작 하나하나에도 사랑이 살짝 스쳐도 움찔움찔 하듯이, 프로레슬링과 사랑이 만났을 때 모습을 그려보려고 노력했다.”
Q. 단시간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중점적으로 담고자했던 부분이 있다면.
A. “남녀의 심리를 제일 담고 싶었다.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화면이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카메라를 어디에 고정시키지 않는 촬영기법을 사용했다. 하나의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보여주는 시간은 한정적이라 해도 노력의 시간은 다를 수 있지 않나. 링을 만들 때도 직접 만들면서도 프로레슬링 동아리다보니 조금은 어설퍼야 하지 않을까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모두 썼다.”
Q. 초단편영화와 단편영화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A.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규정짓는다는 게 아직 난해하긴 한 것 같다. 시간으로 규정지어야 하는 건지, 내용의 양으로 규정지어야 하는 건지 난해하다. 초단편이 단편 범주 안에 속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초단편영화에는 보편적 단편에서 볼 수 없는 강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초단편이어서 특수함을 살린다기 보다는 단편 안에서도 공간 안에서 조금 더 치열한 게 있는 것 같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