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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스타들의 TV 속 활약이 눈부시다. 최소 출산 후 100일, 적어도 6개월까지는 산후조리에 힘써야 나중에 몸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지만, 몸을 푼 지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하호호 입을 푸는 '욕망아줌마'를 비롯해 반 년도 되기 전에 완벽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해 드라마로 대중 앞에 나서는 여배우들이 한둘이 아니다. '출산휴가' 후 복귀가 빨라진 연예계 풍속도를 짚어봤다.
★ 산후휴가, 6개월도 길어요
현재 일일, 주말 안방극장을 꿰찬 여배우들 중 다수는 출산한 지 반 년이 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엄마들이다. SBS '어머님은 내 며느리'의 주인공 심이영은 지난해 6월 출산, 4개월만인 10월에 SBS 요리 서바이벌 '쿡킹 코리아'와 SBS 드라마 '미녀의 탄생'으로 다시 현업에 컴백했다. MBC '위대한 조강지처'에 출연 중인 강성연 역시 지난 2월 출산했으나 6월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에 출연 중이니, 100일도 되기 전에 현업에 복귀한 셈이다.
KBS 2TV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 출연 중인 유진도 마찬가지다. 유진은 지난 4월 출산했으나 드라마는 8월 초 시작, 사실상 두 달 여 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이에 앞서 손태영은 출산한 지 두 달 만에 액션 예능에 출연, 빼어난 몸매를 과시해 화제를 모았다.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아니지만 화보 등을 통해 활동에 시동을 건 여배우들도 있다. 지난 3월 출산한 이민정과 7월 출산한 이보영이 그 주인공이다. 김효진 역시 지난해 8월 출산 후 연기 재개에 앞서 화보 등을 통해 연예 활동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빨라진 컴백 추세에 비해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복귀에 시동을 거는 이들도 물론 여전하다. 유선, 박진희 등이 그 주인공이다. 유선은 지난해 1월 출산했으나 1년이 지난 지난 2월, 드라마 '인생추적자 이재구'로 돌아왔으며, 박진희는 지난해 11월 출산 후 최근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 거친 입담을 뽐낸 바 있다.
이토록 공백이 짧아지는 분위기이다 보니, 최근 출산한 한혜진, 소유진과 출산을 앞둔 이윤지의 컴백 시기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한 달도 마음편히 쉬지 못하는 마음, 아시나요
방송인은 배우들보다 더하다. 둘째 출산 27일 만에 방송을 재개해 자타공인 '욕망아줌마'가 된 박지윤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당시 악플을 많이 받았다. '박지윤 때문에 남편이 '너는 왜 계속 누워있냐'고 구박을 한다'는 댓글도 있더라"고 빠른 복귀 후 쏟아진 부정적인 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윤은 "출산 후 회복은 정말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다. 당시 나는 딱 1개의 방송에 복귀한 것이었다. 일주일에 3시간 정도 녹화를 하고 그 이외에는 육아에 전념했다"며 "당시 '애가 불쌍해'라는 댓글은 너무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정경미 역시 출산 후 23일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박지윤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 장영란 또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지윤, 정경미의 컴백을 보고 불안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배우들과 또 다르게 주로 예능에서 활약하는 방송인의 경우, 공백이 주는 '경력 단절'의 부정적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방송 트렌드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고, 남성의 활약이 돋보이는 현 방송가에서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잠시의 휴식이라도 취하려면 잊혀지는 것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 게 사실이다.
직업적 특성 상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만' 러브콜의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남녀 방송인에게 동일한 조건이나, 출산과 육아로 인한 수개월의 공백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박지윤, 정경미 등이 '욕망녀'라는 타이틀을 감수하면서도 이른 복귀를 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 이유있는 복귀에도 마음 편할 날 없는 엄마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여배우들은 출산 후 적절한 복귀 시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복귀 시점이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출산 후 반 년 안의 복귀라 해도 임신 기간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2년 가까운 공백이 생기는 셈이기 때문에 마냥 육아에만 전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밝혔다.
좋은 작품이 늘 오지 않는다는 점도 배우들의 컴백 시점을 널뛰듯 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컴백을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해도 좋은 작품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고려하다 결국 복귀가 생각보다 빨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 귀띔했다.
실제로 강성연은 '위대한 조강지처' 제작발표회 당시, "내가 계획한 때에 하고 싶은 작품이 딱 들어와주는 게 아닌데, 이 작품은 확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었다. 그래서 무리한 결정을 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놓고 집을 나서는 엄마들의 마음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강성연은 한 인터뷰에서 "촬영 때문에 월요일 저녁에 시댁에 데려다주고 온전히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이틀인데, 쉬는 날 배우들은 준비할 게 많다"며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없는 데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심이영 또한 언론 인터뷰에서 "엄마가 간다고 해도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를 두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고 힘들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다시 돌아오지 않은 시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엄마의 마음은 이 시대 많은 '워킹맘'들이 느끼는 심정일 터다.
이러한 복귀에 대해 혹자는 "본인이 원해서 나왔으면서 힘들다 하느냐"고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다. 물론 생계형 복직이든 혹은 자아실현형 복직이든. 출산 후 복귀 시점은 결국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며, '갓난아이를 내팽개치고 나온 비정한 엄마'라 손가락질 할 수도, 엄마들의 자아 실현 욕구를 엄마라는 이름만으로 꺾을 수도 일이다. 일반 직장 여성이 아닌, 대중의 시선과 사랑 속에 살아간다는 숙명을 지닌 맘스타들이라면 특히 더욱 그렇다.
다만 컴백을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혼과 달리, 출산이 주는 이미지 변화 때문에 배우들은 출산 전과 캐릭터적으로 어떤 변화를 줄 지에 대한 고민도 한다. 이른 컴백이 능사는 아니다. 컴백작 선택에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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