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페스티벌이 자리를 잡으려면 초반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들이 필요하며 관람객들을 만족시켜 줘야 하는 진행도 중요하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페스티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벌써 네 번째를 맞는 이번 잔다리페스타도 중요한 시점에 서있
다.
잔다리페스타는 2012년 당시 204개의 밴드들과 34곳의 홍대 클럽에서 처음 시작했다. 기획자 중심의 여타 페스티벌과 달리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하고 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한 클럽과 술집 등으로 자리잡은 홍대를 다시 인디 문화의 중심지로 되찾고자하는 생각이었다.
좋은 시도였던 만큼 두 번째는 더 규모가 커졌다. 1회에서 이틀간 진행됐던 잔다리페스타는 축제 기간을 하루 연장했다. 참가팀은 340팀으로 늘었고 무대는 무려 100여개가 됐다. 참가하는 뮤지션의 라인업은 더욱 강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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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공연장과 참여팀의 수를 조금 줄였다. 215팀의 국내외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10개국에서 찾아온 25팀의 해외 아티스트들도 무대에 올랐다. 해외 시장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뮤지션 이연수는 “대형 쇼핑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을 하는 느낌이다. 이런 밴드들을 한꺼번에 보기가 쉽지 않다. 관객들이 타임 테이블을 보고 각자 계획을 세워서 이동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고 국내에선 이런 페스티벌은 보기 힘들다. 홍대에서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오는 밴드들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쉬움도 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은 오히려 방대한 라인업이다. 200여팀이 나오며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지만 포스터를 보면 누가 나오는지도 확인하기 힘들다. 이런 부분이 오히려 홍보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
또 인지도 높은 밴드의 공연장에만 관객들이 쏠리면서 불균형이 현상이 심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들만의 축제라곤 하지만 관객들이 없는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이들이 과연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
한 인디 뮤지션은 “포스터에 있는 팀 이름을 읽기도 힘든데 대중들이 느끼기엔 홍보가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공연장이 분산되어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고 신인들로만 라인업을 짜면 누가 찾아오겠냐. 나오는 팀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신인들이 쓸 수 있는 무대, 신인 발굴에도 신경을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선배 뮤지션들이 후배들을 끌어줘야 한다. 공연장에 헤드라이너 한 팀이 있으면 중견, 신인의 비율로 구성을 해야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미러볼뮤직의 전필규 이사 역시 “홍대 문화를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만든 축제인데 이름을 알린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본다. 성과라고 하면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하지만 취지를 알린 것이 더 큰 성과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 알찬 구성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