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10일 동안 계속된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대장정이 드디어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초청된 이번 영화제는 부산 일대가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무엇보다 20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축제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되돌아보았다.
◇ 화려한 스타들 방문으로 빛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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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스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나 2015년 한 해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있던 상태였기에, 팬들의 반응이 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프(BIFF)빌리지에서 진행된 야외무대 인사는 배우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몰려든 팬으로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게 했다.
또 해운대 외에도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도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렬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으로 가득 찼다. 개막식 당일인 지난 1일은 비가 내리는 데에 바람까지 부는 궂은 날씨가 펼쳐졌다. 하지만 그런 날씨도 스타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한 팬들의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더불어 한국을 방문한 해외 스타 ‘대륙의 여신’ 탕웨이와 ‘책받침 여신’ 소피 마르소의 부산 방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 ‘영화계의 미래는 밝다’, 공식 초청작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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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과 폐막을 책임진 ‘주바안’과 ‘산이 울다’은 앞으로 영화계에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 했다. 2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에 포문을 연 ‘주바안’은 인도영화에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듯 했고, ‘산이 울다’는 고요한 듯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차분히 영화제의 매듭을 지었다.
개막작, 폐막작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은 영화들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해운대 일대 영화관에서 진행된 GV에도 거의 매 영화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놀라운 반응을 입증했고, 쌀쌀해진 날씨에도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상영된 ‘돌연변이’에는 관객석을 가득 채우는 광경을 연출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감독으로 데뷔한 것이 아닌, 배우들이 감독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나홀로 휴가’의 조재현, ‘레드아이’의 윤은혜, ‘최고의 감독’ 문소리 등 배우들이 감독으로 참석해 또 다른 영화로 관객 앞에 섰다.
◇ ‘다이빙벨’에 이은 임상수의 세월호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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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은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의 단편으로 익사한 채 영안실에 안치된 소녀와 안치실에서 사는 뱀파이어의 기괴한 인연을 그린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를 공개했다. 이 영화는 공개된 후 세월호 참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로 한 차례 세월호를 이야기했던 것에 이어 이번엔 임상수 감독이 세월호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임상수 감독은 지난 9일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영화에서 세월호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그는 “이 단편 프로젝트에 대한 제의를 받았을 때 내 머릿속에 있는 강렬한 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세월호에 대해) 비통한, 어떤 죄의식을 가지고 길게 애도하고 싶었다. 그런 정도가 이 작품을 만든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젊은 죽음, 납득할 수 없는 죽음 그리고 죽지 않았으면 하는 죽음이 너무 많다. 그렇게 우울하고 심각하고 비통한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경쾌하고 귀엽게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끝을 향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영화제와 관계 깊은 관계자들은 이번 영화제를 어떻게 평가할까.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 많은 게스트들이 찾아와 주셨고, 많은 영화들을 틀었지만 반응이 다 좋았다. 그래서 특별히 아쉽다 생각되는 부분은 별로 없다. 화제로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여러 편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야외상영에는 5000석이 넘는 좌석이 가득 찼었고, 배우 문소리의 연출작도 화제였고, 뉴 커런츠에 상영됐던 ‘소통과 거짓말’도 문제작이었다. 그리고 비전 섹션에 나왔던 영화들이 각각 다른 이유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며 “올해 가장 보람 있었던 부분이 한국영화 회고전이었다.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서 유족 분들이 와서 감사인사도 하시고, 이은심 배우처럼 33년 만에 오신 분들도 오셔서 뜻 깊은 행사이지 않았나 싶다. 뭔가 영화제가 해야 할 일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부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번 영화제를 통해 느낀 부분을 시사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