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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를 대표하는 유명한 말이다. 농담 반 진담 반, 한국에는 이 말에 꼭 잘 어울리는 가수 알리가 있다. 속삭이듯 잔잔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그의 노래는 어느새 심장을 쿵 강하게 때린다.
알리는 새 미니앨범 '화이트 홀(White Hole)'을 15일 발표한다. 이에 앞서 그는 14일 서울 잠원동 더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음감회를 열고 신곡과 그의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그간 이별 발라드를 주로 불러왔던 알리다. 슬픈 감성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면 이번엔 살짝 다르다. 자신만의 히트 공식을 스스로 깼다.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다. 판소리를 했던 그의 목소리에는 한(恨)이 있으나 '흥'도 있었다.
타이틀곡 ‘내가 나에게’는 팝 록 장르다. 무대 위 알리는 스탠딩 마이크를 들어올린 채 헤드뱅잉 직전까지 갈 정도로 파괴력이 컸다. 따뜻한 기타 사운드와 힘 있는 드럼 비트가 듣는 이의 기운을 북돋는다. 여기에 시원한 고음은 여전히 알리의 전매특허다.
알리는 "삶에 지쳐 포기하고 싶어하는 '나에게' 혹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다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알리는 "요즘 혼자서 술 한 잔 하시는 분들이 늘었다고 하더라. 나 역시 슬픈 노래를 부르다 보니 이상한 징크스가 생긴 것 같았다. 즐겁게 살고 싶었다. 이왕이면 내가 하는 노래도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부담이나 거부감은 없다. 그는 "(변신에 따른 성과)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음악만 좋다면 장르 국한은 없을 것이라 본다. 평생 노래할 사람이다. 발라드 안에 갇히고 싶지 않다. 발라드는 언제든 여러분이 원하시면 들려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번 앨범 주제는 '힐링'이다. 앨범명 '화이트홀'은 '블랙홀'의 반대 개념이다. 일상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수해 음악으로써 치유·위로·긍정의 에너지로 바꿔 들려준다는 의미다.
배우 유준상이 그에게 선물한 노래 '샤이닝 이즈 블루(Shining is Blue)'도 선입견을 거두고 귀담아 들을 만하다. 품었던 아픔을 뿜어내는 알리의 목소리가 아련하면서도 아침햇살처럼 부서진다.
앨범에는 신곡 4곡과 리메이크 1곡이 담겼다. '아티스트' 알리의 음악적 의도가 많이 반영됐다. 거의 모든 곡에 그가 작사·작곡자로 참여했다. 알리는 앨범 발매 당일 오후 6시 방송되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컴백 무대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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