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쓸 만한 배우가 없다” 업계에서 한탄처럼 나왔던 말이다.
‘20대 배우 실종사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동안 실력 있는 신인 양성이 미진했고, 젊은 배우들이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무대는 극히 적었다. 여기에 한동안 불었던 아이돌 캐스팅 열풍은 젊은 배우 기근현상을 더욱 부채질 했고, 결국에는 ‘신선한 얼굴의 부재’라는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이후 이와 같은 문제 돌파를 위해 업계에서는 서둘러 인재 찾기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이들의 관심은 ‘실력파 배우의 산실’ 대학로로 몰리게 된다. 대학로에 드라마, 영화 제작사는 물론 연예기획사들은 서하나 둘 씩 조정석과 주원 등의 원석을 발굴했던 대학로에 눈길을 돌리고 있고, 이는 각 기획사 전속계약 및 실제 드라마, 영화 출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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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로 SBS 드라마 ‘미세스캅’에서 섬뜩한 연쇄살인마를 연기하며 눈도장을 찍은 이재균의 경우 이미 대학로에서 준수한 마스크와 실력으로 많은 팬층을 거느렸던 배우였다.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에서 구강민 역을 연기 중인 이동하 역시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넘나들며 실력을 인정받은 대학로 배우이며,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한구영 역으로 열연중인 정문성 역시 대학로에서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아직 본격적인 방송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이를 위해 대학로 배우와 전속계약을 한 소속사도 적지 않다. 이미 대학로에서 상당한 팬층을 소유한 전성우는 강성연, 김민정 등이 소속된 크다컴퍼니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고은성과 박은석의 경우 ‘나인’ ‘연애의 발견’등의 드라마를 제작사한 드라마제작사로 유명한 JS픽쳐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뮤지컬 ‘영웅’ ‘노트르담 드 파리’ ‘레베카’ 등 굵직한 대형 작품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던 조휘 역시 최근 주원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현재 방송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김형사로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스크린 역시 대학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른바 뮤지컬 배우가 대거 출연하는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의 경우 수많은 뮤지컬 작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한지상과 김재범, 김신의를 과감하게 주연으로 캐스팅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새 얼굴 찾기에 톡톡한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로이지만, 정작 대학로 자체가 새 얼굴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에 직면했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의 비해 20대 배우인 90년대생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 작품을 살펴보면 대부분 인기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이 역시 20대 후반에서 30대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이중 겹치기 출연이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수이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박정원의 경우 ‘무한동력’ 공연 스케줄과 함께 수행했으며 뮤지컬 ‘고래고래’의 김재범의 경우 연극 ‘올드위키드송’에 출연 중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배우가 아닌 공연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장기공연 문화가 정착화 된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단기공연이 중심인 국내 공연의 문화로서 배우가 한 작품에만 출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공연평론가 원종원 교수(순천향대)는 “신인배우가 발굴되지 않고 동일한 배우가 계속 반복해서 캐스팅 되는 현 상황은 배우의 문제나 제작사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공연 환경의 문제”라며 “장기공연 시스템이 들어와야 한다. 이는 공연의 투자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