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 아이들이 배부름을 알까요.”
이른바 ‘전통적 감정 호소 광고’로 불리는 비영리기관의 모금 광고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일상, 불치병을 앓는 사람들의 고통 등을 영상에 담아 보는 이의 기부를 유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TV 전파를 타고 있는 기부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런 트렌드를 두고 일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경제력 있는 2030 일반인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TV 속 ‘기부 광고’는 어떤 이미지로 각인돼 있을까. 질문에 답한 30명 전원은 ‘아프거나 배고파서 마른 아이들’이라고 대답했다.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있었겠지만, ‘기부 광고=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란 고정관념이 자리 잡았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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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이런 광고를 본 이후 감정 상태에 대해선 “안타깝다”란 대답이 대다수(13명)를 이뤘지만 이외에도 여러 답변들이 쏟아졌다. 한 응답자는 “모금을 하지 않으면 죄인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고 털어놨고, “애잔하고 슬프지만 기부를 해야겠다는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진 어렵다. 광고가 천편일률적이라 큰 감동은 없는 것 같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광고에 대한 아쉬운 점은 다양했다. 응답자 중 9명은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광고에 삽입하기를 원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정작 모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움 받는 이의 불쌍한 면모만 부각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표했다. “너무 아파하는 모습만 보여줘서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끝까지 보기보단 채널을 돌리게 된다” “진짜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광고를 만들었으면 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슬픔을 느끼게 하기 보단 모금 활동을 자의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광고가 돼야 한다” 등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기부 광고가 보는 이의 기부 활동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엔 반반으로 나뉘었다. 그 중 광고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광고를 획기적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기엔 한정적이다” “기부는 개인 의지라 감성을 자극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등을 지적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