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독립영화감독 120명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2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립영화감독 120명이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는 관련 글을 올렸다.
김 감독은 “우리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에 우리의 영화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작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잘못된 정책 때문에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영진위의 잘못된 정책 입안과 집행에 항의하며 불참 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에 응답한 감독님들이 무려 120명. 우리는 우리의 영화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영진위의 잘못이 시정될 때까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전했다.
![]() |
↑ 사진=DB |
이번 영진위 정책에 불참 선언을 한 감독은 김동명 감독(거짓말), 김일란 감독(두개의 문), 김태용 감독(거인), 김태용 감독(만추), 박석영 감독(들꽃), 백승우 감독(천안함 프로젝트), 부지영 감독(카트), 이성은 감독(사랑해! 진영아), 장건재 감독(한여름의 판타지아), 장형윤 감독(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진모영 감독(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총 120명이다.
앞서 영진위는 지난 8월7일부터 13일까지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 위탁수행자 공모접수를 실시, 사단법인 한국영화배급협회 등 1개 단체가 접수했다. 이에 지난 8월19일부터 25일까지 재공고 접수해 위탁수행자 공모접수를 진행했다. 재공고 접수에도 사단법인 한국영화배급협회 등 1개 단체만 접수했고, 해당 단체에 대한 위탁수행 가부 결정을 위한 예비심사를 거쳐 한국영화배급협회를 2015년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 위탁수행자로 최종 의결했다.
현재 새롭게 발표한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을 놓고 영화계에선 크고 작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은 “위탁수행단체 공모에 단독 신청해 선정된 한국영화배급협회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극장배급에 있어 어떤 활동경력이 있는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제작과 배급 등 일련의 유통 과정에 어느 정도의 이해와 경험을 가졌는지는 불분명하다. 위탁수행단체 공모에 1개 단체만이 참여한 결과를 두고 어이없게 ‘홍보부족’이라고 분석할 정도로, 본 지원사업과 관련된 현안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심사위원들의 심사결과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용근 감독은 “한 해 수백편의 독립예술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위탁단체가 정한 소수의 영화를 가지고 독립예술영화관 지원의 근거로 삼는다는 전제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선정할지도 의문이고, 선정되지 못한 수많은 영화들이 받게 될 역차별에 대해선 왜 생각하지 못하는지도 의문이다. 독립예술영화관의 자율적인 작품 선정이 저해 받게 되면 관객의 영화선택권을 비롯한 다양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나 주제를 다룬 영화들은 관객과 만나기 어려워지게 될 것이고, 이는 곧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검열로 작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를 진흥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영진위는 지금이라도 독단적인 제도 변경을 중지하여야 하며, 변화된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영화계와의 논의를 통해 새로운 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잘못된 정책 때문에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