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검은 사제들’에선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 속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큰 활약을 선보인다. 강동원의 멋진 외모와 김윤석의 미친 연기력도 영화를 이끄는 큰 힘이 됐지만, 그들의 배경을 감싼 음악이 톡톡히 한 몫을 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검은 사제들’의 음악을 맡은 김태성 음악감독에게 ‘검은 사제들’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스물’ ‘오피스’ ‘도리화가’까지 2015년 한국 영화계를 빛냈던 영화들의 음악은 모두 김태성 음악감독의 손을 거쳤다. 이야기에 한층 더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이 이번 ‘검은 사제들’에도 덧입혀졌다. 특히나 사제들의 이야기인 만큼,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시도도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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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검은 사제들’의 음악을 맡게 된 계기는?
A. 장재현 감독이 평소에 내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셨다. 처음에 나에게 시나리오를 수줍게 내밀었다. 내가 그 시나리오를 보고,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장르라서 재밌을 것 같아서 하겠다고 했다.
Q. ‘검은 사제들’ OST를 제작하는 데 걸린 기간은?
A. 기간은 오래 안 걸렸다.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이 되는 장면이라서 음악이 주도적으로 나오기 보단 베이스로 존재해야 해다. 실질적인 제작기간은 오래 걸리진 않았고, 한 달 정도였던 것 같다. 악기 녹음 같은걸 많이 했다. 기존 스릴러에서 사용하던 소리가 아니라, 악기를 컴퓨터가 아닌 실제 악기로 녹음했다. 튜브(진공관)를 거쳐서 탁하고, 덥고 지저분한 소리를 녹음했다.
Q. 이번 영화 녹음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사제가 주인공이다보니 오르간 녹음을 하게 됐는데, 국내에 6000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이 있었다. 잘 빌려주지 않는 오르간이었다. 근데 그 오르간으로 녹음을 하게 됐다. 지금 가격으로 따지면 65억 정도의 가격인데, 그걸로 영화 음악을 녹음했다. 컴퓨터로도 오르간 소리를 할 수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오르간 소리와 실제 녹음한 건 질감이 다르다. 건장한 남자들이 예전에 오르간에 공기를 주입해서 소리가 나왔는데 지금은 기계가 그걸 한다. 그게 열고 닫히면서 바람소리가 나는데, 그건 컴퓨터로 표현이 안 된다. OST를 들어보면 ‘칙’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건 잡음이 아니라 공기 소리다. 그렇게 깨끗한 소리를 추구하지 않았다. 최근에 작업할 것들 중에 최고로 재미있게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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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애착이 가는 음악은?
A. 나는 타이틀곡 ‘검은 사제들’이 제일 좋긴 하다. 아무래도 언제 또 강동원이 내가 작업한 음악에 노래를 해주겠냐. 강동원과 김윤석이 노래했던 그레고리 성가가 굉장히 기분 좋았던 작업이었다. 구마예식 중에 가장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음악인데, 악마가 견딜 수 없다가 나오는 장면이다. 그 음악을 녹음할 땐 정말 행복했다. 녹음 사진이 OST를 구입하면 있는 사진인데, 그게 얼마나 거대한 지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6층에서 7층 정도 되는 크기의 오르간이었다. 그걸 보도 이 일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좋은 악기를 녹음할 때 설렌다.
Q. ‘검은 사제들’ 음악 작업이 어떤 의미가 있나?
A.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감독님이나 영화사에서 내 작업에 터치를 거의 안 해주셨다는 거다. 방치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믿어주셨다. 거의 수정이 없었다. 나중에 영화 믹싱이 끝나고 나서 영화사 대표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셨다. 좋다는 이야기였다. ‘검은 사제들’이 결과가 잘 돼서 다행이지만, 작업과정에서도 행복했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