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제목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붙인 제목을 그대로 따라가거나, 제작사의 회의를 거쳐 지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에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와 감독에게 영화제목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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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필름
명필름은 ‘카트’ ‘건축학 개론’ ‘파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바람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의 제작을 맡은 영화 제작사다. 긴 제목부터 짧은 제목까지 다양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에 물었다.
“명필름의 영화는 기존의 영화스타일에서 벗어나 의외적인 걸 많이 했던 것 같다. 보통은 감독이 정해놓은 가제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그게 영화를 잘못 연상 시킨다면 마케팅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명필름 회사 영화 ‘카트’ ‘건축학개론’을 보면, 보통은 의외성이 있는 제목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생소해서 그런 제목을 영화제목으로 써도 되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개봉 후엔 마케팅적으로도 사람들에게 각인이 잘 된 것 같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같은 경우에는 고유 명사로 뜰 정도로 화제가 됐다. 어떤 건물에 들어갈 때 간판을 보는 것처럼 영화제목은 영화의 첫 얼굴, 간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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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사 꽃
최근 개봉했던 ‘오피스’의 제작사 영화사 꽃 최윤진 대표. 그는 대표이자 동시에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영화계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으며, 제작사 대표임과 동시에 시나리오 작가로서 활동 중인 그에게 영화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케팅 적으로 너무 어렵거나 사이즈가 작아 보인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마케팅 과정에서 제목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작가 입장에서 지을 때는 홍보나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염두 해두기보단, 그냥 작품의 주제에 맞는 제목이랄지 아니면 그냥 본인이 영감을 받았던 제목으로 짓는다. 근데 홍보를 할 경우에는 대중을 가장 먼저 의식을 해서 제목을 짓다보니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오피스’ 같은 경우엔,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오피스(office)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설정만 있었고, 잡다한 제목들도 많았다. ‘오피스’의 경우에는 초고 때부터 그냥 ‘오피스’라고 했기 때문에 다른 제목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고, ‘오피스’의 주제의식과 상징하는 것이 맞닿아 있어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피스’라고 했다. 다른 어떤 고민이 크게 있지 않았던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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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K 필름(제이케이필름)
‘해운대’ ‘국제시장’ 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히말라야’까지. 모두 JK필름에서 탄생한 영화들이다. 두 편의 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JK필름이 영화제목을 짓는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히말라야’는 초고 때부터 제목이 ‘히말라야’였다. 그때부터 한 번도 변동사항이 없었다. 그대로 ‘히말라야’로 개봉을 하게 됐다. ‘국제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국제시장’도 초고 때부터 ‘국제시장’으로 정해져 있었다. (감독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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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평양성’ ‘소원’ ‘사도’ 등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준익 감독의 스타일이 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제목은 항상 주제를 아우르는 힘을 갖는다. 감독인 이준익이 영화 제목을 지을 때 가장 중점으로 생각하는 부분,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동주’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보았다.
“(영화제목은) 이 영화의 내용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로 찾는 것이다. ‘동주’의 경우에는 윤동주의 이야기니까 ‘동주’로 지었다. 제목을 ‘윤동주’가 아닌 ‘동주’로 지은 까닭은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였다. 내 친구처럼. 28살에 죽었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나 ‘소원’ ‘사도’도 가장 영화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를 고른 것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