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향수’ ‘렛미인’ ‘마스터’ ‘논스톱’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 ‘헝거게임’ 시리즈 등 약 100편에 영화는 모두 영화 수입, 제작사 누리픽쳐스 작품이다.
누리픽쳐스는 국내에서 가장 큰 수입사인 것과 동시에 ‘좋은 작품’과 관객들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교두보다. 여기엔 이용호 대표가 있다. “사실 영화를 좋아하진 않는다”라고 말하며 소탕한 미소를 짓는 이 대표는 사실, 영화를 가장 냉정하게, 정확하게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분이었다.
Q. 영화를 수입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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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누리픽쳐스 |
Q. 작품을 볼 때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 같다
A. 물론. 만약에 총 제작비가 오천만 달라면, 배우 캐스팅 비와 스케일을 보면 어느 정도 틀이 잡힌다. 근데 그 틀이 맞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뭔가 뒤틀릴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프로덕션 예산이 순제작비인지, 총제작비인지 보고, 영화 장르에 따라서 작가, 프로듀서, 감독 캐스팅과 촬영 경비, 후반 작업으로 본다. 그것을 구분해서 물어보면 시나리오 읽고 배우 감이 온다.
Q. 굉장히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무엇인가
A. 페이스. 결국 ‘수익’아닌가. 시나리오 읽었을 때 배우도 있는데 분위기가 아닐 수도 있는데 잘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거다. 구매결정을 하면 세일즈를 시작하지 않나. 에스킹 프라이스와 테이킹 프라이스(최종가)가 있다. 나라마다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한데 마켓에서 영화를 내 놓을 때 가격 경쟁이 있지 않나. 에스킹 프라이스로 올려놓지만 테이킹 프라이스 이하로는 못 팔아도 된다는 것인데, 이를 잘 봐야한다. 수익이 나는 작품이 있으면 손실도 있다. 이 손실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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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누리픽쳐스 |
Q. 영화를 볼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보는가
A. 영화 보다는 비즈니스. 장르별로 액션은 통쾌 시원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면 된다. 드라마 감동, 공포 무서우면 되고, 코미디는 유치해도 그 시간에 박장대소하면 된다. 어려울 게 없다.
장르적인 특성이 살면 흥행하는 것이다. ‘재미’라는 것이다. 영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작품 스케일보다도 우리나라 감성에 맞으면 된다.
Q. 나라마다 감성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A. 스릴러가 한국에서 안 되는 것은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논스톱’이 된 것은 리암니슨이르는 배우와 긴장감이 있고, 소재 역시 못 봤던 것이라 그렇다.
영화 선택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관객들이 극장에 가는 시간부터, 티켓 값 등 소비하는 것이 있지 않나. 요새 수입영화는 영화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다. 그 다음이 배우다.
Q. 영화 수입을 하는 데 희열을 느낄 때도 있나요
A. 재밌는 게 항상 새롭다. 영화는 모두 다르지 않나. 비즈니스를 좋아하는데 이 일을 오래되다 보니 해외에서도 우리 회사가 오래된 편에 속한다.
지금까지 신용을 어겨본 적 없다. 해외 마켓에서 ‘누리의 밤’을 열기도 한다.
Q. ‘누리의 밤’은 어떤 건가요
A. 해외 마켓에서 매 일요일 저녁에 만나는 자리다. 친한 분들과 함께 하다가 보니까 어느 순간 조직화 됐다. 이미 10년도 넘었다. 일 년에 네 번 여는 셈인데, 멤버들이 있다. 수입, 제작사 대표 50, 60명이 만나는 자리다. 전 세계 영화판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모이는데 초창기에는 월요일마다 해외 바이어들과 미팅을 했다면 이제 누리의 밤이 있기 때문에 점점 월요일 미팅을 늦추게 되더라(웃음).
Q. ‘신용’을 지키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아닌가요
A. 살 때 신중하게 사야한다. 내가 책임지지 못한 것은 사지 말고, 욕심나서 그 분위기에서 될 거 같아서 사도 안 된다. 신용이 불량해지면, 모두 블랙리스트 올린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간의 책임 말이다.
Q. 영화 제작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해도 괜찮을지
A. ‘아이들’ ‘이웃사람’ ‘레드카펫’을 했다. 제작은 앞으로도 계획 있다.
Q. 몇몇 작품은 수입은 ‘누리픽쳐스’인데 다른 수입사가 맡기도 하던데 어떤 방식인가
A. 작은 회사가 못사는 부담스러운 작품을 우리가 사기도 한다. 우리는 못 살리는 작품은 다름 회사가 맡는 것이다. ‘상생’인 것이다. 그쪽에서는 로열티를 안 내도 내는 것이고, 우리도 부가판권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Q. 영화 수입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영화를 판단할 때 내 주의가, 대중에게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 외, 외화를 보다보면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배우도 있다. 영화는 ‘재밌어야’ 끌린다. 해외 수입 영화는 대중의 눈으로 봐야 한다. 가격이 안 맞는 작품을 무리해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는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내 계산에 넘어서는 작품은 과감하게 놓을 줄도 알아야 하지, 힘들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특이한 소재, 작품의 스케일이 크건 적던, 대중적이면서도 어디서 본 적 없는 듯한 신선한 작품을 봐야한다. 한국 사람들 정서에 맞게 말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