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감독들, 소위 말해 ‘스타 감독’들 중 처음부터 영화계에 장편 영화로 입문한 이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통해 단편영화를 여러 편 제작했고, 이후 단편영화들이 이들에게 일종의 필모그래피 역할을 한 것이다.
박찬욱, 봉준호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의 연출을 맡은 허정, 노덕 감독 모두 장편영화를 만들기 이전에 단편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입문했다. 특히 최근 개봉한 ‘검은 사제들’ 같은 경우에도 원래는 장재현 감독이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를 통해 먼저 선보여진 이야기를 장편으로 만든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검은 사제들’이 유명세를 타면서 영화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12번째 보조사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져갔다.
이렇듯 감독 탄생에 밑거름이 되는 단편영화 혹은 독립영화들이 가지는 의미는 또 어떤 부분들이 있을까. 이에 대해 국내영화제에 상영, 출품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을 배급하고 있는 인디스토리 김인하 대리는 “장편부터 바로 시작하는 감독들은 정말 특이한 케이스 인거다. 보통은 다 단편부터 시작한다. 나홍진, 류승완 감독 다 단편부터 시작했다. 보통 단편영화를 장편영화로 가는 연습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등용문으로서의 단편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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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단편영화는 장편보다 조금 더 시스템적인 제약이 없다보니 좀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 대사가 없어도 된다. 다양한 형식으로 볼 수 있다 보니까 영화의 발전에 있어서 단편영화는 여러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고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장르이지 않을까 싶다”고 단편영화의 매력을 덧붙였다.
또 “단편을 연습용으로 생각하더라도 단편영화 지원 시스템이 있어야지만 단편영화를 많이 만들고, 거기서 좋은 단편을 만드는 감독들이 좋은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에 영화를 위해서는 장편뿐만 아니라 단편에 대해서도 투자나 지원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단편영화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 활성화 돼야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서울독립영화제2015의 홍보팀 김송요 씨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선 단편을 여러 편 상영하는데, 아무래도 극장에서 이렇게 단편영화를 볼 기회가 적다. 많은 분들이 단편영화가 영화를 배우는 사람들의 습작, 그냥 장편으로 가기 전 단계로 생각하신다. 근데 사실 단편영화는 단편영화만의 호흡이나 이야기 구성법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편영화의 역할보단, 장편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는 단편의 성격을 이야기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