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안하무인 재벌2세는 사람을 죽인 죗값을 결국엔 치렀다. 그러나 그는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택했고, 억울한 누명을 벗고 정의를 실현한 변호사는 그대로 기억을 잃고 말았다.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의 엔딩이다.
18일 오후 방송된 ‘리멤버’에서는 서진우(유승호 분)가 남규만(남궁민 분)의 악행을 모두 증명하고 사형선고까지 이끌어내지만, 결국 자신도 기억을 잃게되는 내용이 전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서진우는 헬기를 타고 도망가려던 남규만을 잡아 구속했다. 물론 일호그룹 막강 권력이자 규만의 아버지인 남일호(한진희 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걸 염두하고 안수범(이시언 분)을 이용, 재판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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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그러나 남규만 측은 재판부를 매수하면서까지 재판의 향방을 뒤집고자 했다. 갑작스럽게 재판부가 교체됐고, 안수범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마저 거부됐다. 남규만의 간괴를 눈치챈 서진우는 그길로 판사를 찾아가 그의 비리를 들추며 협박했고, 이후 재판은 서진우가 원하는 대로 흘렀다. 남규만의 송하영 강간치상 혐의와 오정아 살인 혐의가 모두 인정된 것.
남규만은 사형이 확정되자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고, 이에 좌절하며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다. 아들의 비보에 남일호 역시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말끔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알츠하이머를 앓던 서진우가 결국 기억을 잃어버린 것. 박동호는 서진우의 부탁에 따라 약자를 위한 변호사가 됐고, 이인아는 서진우와 이별한 뒤 자신의 삶을 이어나갔다. 1년 뒤 서진우와 조우했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행복해보이는 서진우를 보며 기뻐하기만 할 뿐이었다.
이처럼 ‘리멤버’는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반쪽짜리 해피엔딩으로 20회의 긴 항해를 마쳤다. 첫 스타트는 좋았지만 부도덕한 권력자 하나를 잡기 위한 20시간의 긴 여정은 생각보다 답답했다. ‘고구마’ 같은 전개로 보는 이의 숨통을 조여 시청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18부 이후부터 권선징악을 향해 몰아친 전개는 통쾌한 느낌을 줬지만, 시청자가 만족하기엔 너무 짧았다. 여기에 완벽히 매듭짓지 못한 결말이 더해져 해피엔딩임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