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을 향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주연배우 박해진까지 본격적으로 입을 열면서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오전 ‘치인트’에서 유정 역을 맡고 있는 박해진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박해진은 몇몇 매체를 통해 “원작 웹툰 속 유정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중반 이상까지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 않아 본질이 흔들리고 달라졌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가 작품에 대한 불만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
원작 웹툰 ‘치인트’의 순끼 작가 또한 지난 2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고, 제가 원했던 ‘원작과의 결말과 겹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조차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제작진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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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
이들의 발언은 시청자 사이에서 일어났던 ‘치인트’에 관한 논란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이미 드라마의 중반부가 지나간 시점부터 주인공 유정이 실종되고, 홍설(김고은 분)과 백인호(서강준 분)의 로맨스에 내용이 집중되면서 ‘치인트’ 특유의 분위기마저 사라졌다고 불만을 쏟아지고 있던 중이었다.
‘치인트’는 초반, 호화 캐스팅과 탄탄한 원작 웹툰, 반 사전제작 시스템,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까지 갖춰지면서 많은 기대를 불러 모았고, 6회 정도까지는 그 열기가 지속됐다. tvN 역대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남고,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종영이 단 2회 남은 시점에서 드라마 제작에 관련된 이들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확신으로 바꿨다. 이미 포상휴가가 결정된 이후 벌어진 사태.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셈이었다.
일단 박해진의 경우를 살펴보면, 박해진은 인터뷰를 세 번에 걸쳐 진행했는데 4회까지 방영된 상태에서 진행했던 첫 인터뷰에서는 큰 만족도를 보이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순끼 작가 또한 드라마 초반에는 “애청자”라고 말할 정도로 만족하는 눈치였으나, 중반부부터 인터뷰를 일절 거절한 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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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즉, 사전제작 드라마로 이미 촬영은 다 끝냈는데 드라마의 흐름이 점점 ‘산으로’ 가니 배우와 작가 또한 아연실색하게 된 상황. 본래 ‘치인트’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홍설의 심리를 치열하게 따라가는 ‘심리극’이었으나 제작진의 손을 거친 ‘치인트’는 일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치정 삼각관계’에 가까웠다.
제작진은 일단 모든 상황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사태 봉합을 위해 긴밀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주범’이 제작진일까. 제작진도 할 말은 많은 듯 하다. 이윤정 PD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인터뷰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나중에 다 말하겠다”고 하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여기에서 제작진까지 첨언을 하면 ‘진흙탕 싸움’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입을 다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금 필요한 건 ‘대화’다. 일단 당사들 간의 대화가 시급하다. 지난 25일 tvN 측은 “아직 제작사와 제작진, 순끼 작가가 만나진 못했다. 이른 시일 내에 정리된 사항을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고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제작진과 배우진 사이의 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는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미 촬영이 끝난 지는 오래됐다.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점부터는 제작진과 배우들이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서로의 불만이 더욱 커졌을 수 있다. 오해는 풀고, 해명을 할 부분은 하면서 앙금을 풀어야 한다.
각자의 입장은 다르고, 억울함도 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의 눈에는 그저 진흙탕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애정을 쏟았던 드라마가 ‘파탄’에 가까운 사태를 겪는 걸 보고 마음 아파 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드라마는 시청자를 위해 존재하는 법. 시청자의 마음을 헤아려 제작 관련자들의 빠른 대화와 사태의 원만한 해결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