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음악은 매우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적재적소에 삽입된 음악은 영상과 조화를 이뤄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내기 마련이죠. 실제 음악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며, 영화 속에 녹아들면서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전문가(음악감독, 평론가, 작곡가)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순정’은 다섯 친구들의 진한 우정을 통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을 다시 한 번 추억하게 만든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그 시절의 이야기로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그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는 음악을 선곡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순정’도 그 시대의 음악을 스크린에 펼쳐내 그리움을 자극했다.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 ‘순정’은 올드팝과 90년대 대중가요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 ‘더스트 인 더 윈드’(Dust In The Wind)-캔자스
‘더스트 인 더 윈드’는 라디오 DJ로 등장하는 박용우가 자신의 23년 전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하는 음악이다. 영화 전반부에 느낌을 자아냄과 동시에 영화 초반,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나 영화 속 배경과 다섯 친구들의 추억에 잘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 ‘여름 이야기’-신해철
다리가 불편한 수옥(김소현 분)을 리어카에 태운 채 달리는 친구들의 모습. 이 모습이 등장할 때 나오는 노래가 ‘여름 이야기’다. 여름방학을 통해 모두 모인 다섯 친구들의 시기에 딱 어울리는 선곡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순정’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여름 이야기’는 세상을 떠난 故 신해철을 다시 한 번 추억하게 만들어 더욱 의미가 깊다.
◇ ‘보랏빛 향기’-강수지
1990년도에 등장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는, 영화 속에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미지의 여배우들이 자주 선곡해 부르곤 했었다. 손예진, 수지 등에 이어 ‘순정’의 김소현도 그 계보를 잇는 캐릭터로 ‘순정’에서 분했다. 특히 ‘순정’에서 마을 노래자랑이 펼쳐지던 날, 무대에 올라 김소현이 맑은 목소리로 ‘보랏빛 향기’를 선곡해 부르는 장면은 그가 첫사랑 캐릭터의 계보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