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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말, 배우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 촬영에 한창이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연기에 몰입하며 온 힘을 다했다. 며칠 전 '50억 협박'을 당했으나 내색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았다. 밝혀지길 원하지 않았겠지만 9월 사생활 관련 기사가 터지고 도덕적 비난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병헌은 연기할 때 변함없었다. 당시 '내부자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다"는 생각에 더 몰입했다. 흔들릴 만한 상황이었음에도 충실히 연기했다. 감독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의 걱정은 기우였다. 개봉을 앞두고서도 그는 "나 때문에 다른 이들이 피해 보면 안 되니 열심히 연기해야 했다"는 마음을 표한 바 있다.
결과는 일반 대중 대부분이 안다. '내부자들'은 지난해 11월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누적관객 900만명 이상(감독판 포함)을 기록, 흥행했다. 이병헌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연기자로서 100점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잔하자"는 본인이 생각한 애드리브도 유행이 됐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17일 오후 열린 제10회 AFA(아시안 필름어워즈)에서는 남우주연상까지 받게 됐다. 이에 앞서 한국 배우 최초로 최근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시상을 하는 영예도 안으며 미국에서의 활동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사생활 논란으로 개봉일을 차일피일 미루던 한국 영화 관계자들은 이제 두 팔 벌려 그를 환영하게 됐다. '마스터', '싱글라이더' 등 한국영화는 물론 할리우드 작품까지 예정된 스케줄이 빡빡하다.
그는 협박 사건 이후 처음으로 선 공개석상에서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또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으리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늘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잊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분께 드린 상처와 실망감, 갚아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반성했다. 이후 아내인 이민정도 용서한 듯 비공식석상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이민정이 현재 출연 중인 SBS 수목극 '돌아와요 아저씨' 촬영 현장에 방문하기도 하는 등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모든
그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정상에서 오래 머물길 기대한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