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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배우 정진영이 ‘화려한 유혹’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로 “인물의 양면성”을 꼽았다.
정진영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 출연에 대해 “처음부터 흔쾌히 수락한 것은 아니다”고 고백했다.
정진영은 극중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혈육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이상을 가지고 있는 전 국무총리 강석현을 연기했다. 방송 초반에는 야심 가득한 정치인으로 ‘악역 끝판왕’의 면모를 보였다면, 은수(최강희 분)를 사랑한 후부터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정진영은 “맨 처음에는 좀 부정적이었다”며 “대본 4부까지는 전형적인 통속극인데다 악역이라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과의 술자리 후 생각이 점차 바뀌었다고. 그는 “작가님들과 나를 유혹하러 오셨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며 “작품이나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단순한 악역이 아닌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원래 복잡한 역을 좋아한다. 연기를 팔 수 있는 깊이가 있기 때문에 한 면보다는 양면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이 좋다”며 “감독님이 ‘이 드라마의 독특한 매력이 될 것’이라고 어필하시더라. 도전할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유혹’을 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강석현이 죽었듯이 내 자신도 죽음이 낯설지 않은 나이다”라며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마음을 느끼려고 했다. 결국에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가’에 대해 생각할 나이가 됐기에 더 절실하고 절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정진영은 8개월간 동고동락한 강석현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인생관은 있지만 세계관은 없었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작고한 타이완의 유명 작가에게 한 평론가가 했던 말이다. 강석현도 결국 잘못된 세계관으로 자신의 인생을 비극으로 이끌었기에 저런 말을
한편, 정진영은 지난 8일 방송분에서 기자회견 도중 심장발작을 일으켜 사망하는 것으로 종영 5회를 남겨두고 하차했다.
‘화려한 유혹’을 끝낸 정진영은 내달 영화 ‘시간이탈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후 ‘판도라’ ‘그랜드 파더’ 등의 스크린에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