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KBS2 ‘태양의 후예’라는 큰 산을 만나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뒷심을 발휘할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여 눈길이 쏠린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황미나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차지원(이진욱 분)의 강렬한 복수극을 그리면서도, 더불어 신분 위장을 위해 가짜 결혼식을 올린 신부 스완(문채원 분)으로 인해 사랑과 인간에 대한 신의를 다시 회복하는 얘기를 다룬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만화가 현대적으로 재탄생 시킨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원작의 인물 관계도를 따오되, 주인공들의 전사(前事)를 더욱 심도 있게 풀어내 드라마의 서사를 탄탄하게 하고자 했다. 초반에는 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져 해외 로케이션 장면도 다수 등장할 만큼 정성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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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상반기 기대작인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야심차게 출발한 것과 달리 3.9%라는 안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30%를 목전에 둔 ‘태양의 후예’와 맞붙는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이유. 4%대 초반을 기록 중인 SBS ‘돌아와요 아저씨’를 보더라도 ‘태양의 후예’가 두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아직 2회 밖에 진행되지 않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점점 늘고 있는 중이기 때문. ‘태양의 후예’보다 더 넓은 타깃 시청층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극 전개가 앞으로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기대감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단 ‘태양의 후예’는 휴먼과 로맨스가 부각된 여성 시청층 타깃 드라마다. 이와 달리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던 차지원(이진욱 분)과 민선재(김강우 분)가 악연으로 돌변하는 과정과 김스완(문채원 분), 윤마리(유인영 분)이 겪는 사랑의 비애를 담으면서 한국형 드라마의 틀을 가진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 장년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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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
한순간 모든 걸 잃게 되는 차지원을 연기하는 이진욱과 친구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던 민선재를 맡은 김강우의 연기는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드라마를 한결 세련되게 만들어준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요 대립 소재인 차지원과 민선재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초반 이 두 사람의 감정 연기에 치중하고 있다. 이 덕분에 두 배우의 선 굵은 연기 대결을 볼 수 있어 시청자들은 즐겁다.
집중적인 타깃층이 있는 ‘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오글거린다’고 느꼈던 시청자들은 확실히 거칠지만 선이 굵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반응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시청층에 어필 가능하다는 점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미덕. 주인공 차지원과 민선재가 얽히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대립 구조가 뚜렷해 뒤늦게 드라마를 보게 된 시청자들도 무리 없이 따라갈 만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아직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물론 거대한 시청률 파워를 자랑하는 ‘태양의 후예’를 꺾을 순 없지만 적어도 그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충분히 해볼 만 하다.
앞으로는 더욱 ‘운명의 폭풍’에 휩쓸려 표류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일 예정. 과연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지금의 고전을 떨쳐내고 뒷심을 발휘해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MBC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