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그야말로 배우 전광렬과 최민수의 놀이터였다. 각각 극 중 라이벌 이인좌와 숙종으로 분한 두 사람은 물 만난 고기처럼 연기력 하나만으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그에 비해 윤진서는 숙빈 최씨 역이 아직 어색한지 겉도는 듯한 인상만을 남겼다.
29일 오후 방송된 ‘대박’에서는 주인공 대길의 탄생과 그의 생존 여부를 둘러싼 숙종, 이인좌, 숙빈 최씨, 백만금(이문식 분)의 신경전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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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이날 방송에서 숙빈 최씨는 육삭둥이로 태어난 아이가 흉흉한 소문에 휩싸이고 장희빈으로부터 1년을 넘기지 못할 거란 얘기를 전해듣자 급히 김이수(송종호 분)을 불러 그를 전남편 백만금에게 넘겨주기를 부탁했다. 숙빈은 아이의 목에 자신의 옥가락지를 걸어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숙종은 백만금과 아이를 죽이라고 명했다. 화근은 애초 잘라버리는 게 맞다며 냉혈한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인좌 역시 숙빈의 꾀를 알아차리고 백만금은 죽인 뒤 아이를 데려오고자 했다.
아이를 둘러싼 세 사람의 갈등은 깊은 산속 자객들의 칼 끝이 아이와 백만금의 목을 겨누면서 폭발했다. 아이를 죽이려는 자, 백만금만 죽이려는 자들이 뒤엉켜 싸웠고, 그 틈에 백만금은 아이를 안고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백만금은 노름판에서 만난 남도깨비(임현식 분)가 아이에게 “왕이 될 사주”라며 대길이라 부르자 자신의 피가 아닌 왕손이란 걸 직감했다. 분노한 그는 계곡 위에서 어린 대길을 던졌고, 결국 흘러흘러 이인좌의 손에까지 들어갔다.
이인좌는 숙빈에게 아이를 볼모로 잡고 있다며 협박했다. 헐레벌떡 이인좌에게 달려온 숙빈은 아이를 살려달라 청했지만, 그는 내기에서 이기면 살려주겠다며 대길의 목숨을 담보로 제안해 긴장감을 자아냈다.
‘대박’은 2회에서 대길과 연잉군(여진구 분)의 출생, 이인좌와 숙종의 대결 관계 등을 속도감있게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전광렬의 무게감 있으면서도 절제된 연기와 최민수의 카리스마가 더욱 빛을 발했다. 60분 내에 왕손의 목숨이 오가는 내용을 긴장감있게 전달한 건 두 배우였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았다. 1회 천민 복순 역으로 등장해 그간 연기력 논란을 깨는 듯했던 윤진서는 극 중 신분상승하자 적응을 못한 듯 책을 읽는 듯한 발음이나 영혼 없는 표정으로 몰입도를 저해했다. 물론 아이를 보낸 뒤 오열할 땐 그의 발전가능성이 조금 보이긴 했으나, 최민수, 전광렬과 비교했을 땐 어딘지 모르게 구멍 같은 느낌을 줬다.
최민수, 전광렬이 아니었다면 ‘대박’의 재미를 보장할 수 있었을까. 월화극 신경전 속에서 장근석, 여진구 투입 전이라 흔들릴 수 있었던 자리를 두 사람이 잡아준 셈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