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육룡이 나르샤' 분이 役
"모험이나 변화 즐기는 편은 아니랍니다"
"'미실', '장희빈' 등 강렬한 여인도 맡고 싶어요"
"흥행 성적 좋으면 좋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행복이 더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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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끝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 건국을 둘러싼 권력자들의 암투가 주된 내용이었다. 배우 신세경(26)은 분이를 통해 백성의 한 사람으로 이 '정글 같은 현실'에 함께했다. 원초적 질문 하나를 던졌다. 허구를 더한 사극이었으니 분이 캐릭터 혹은 신세경도 이 전쟁 속에 들어가고 싶진 않았을까.
신세경은 "분이는 직접 이들의 싸움에 들어선 건 아니지만 충분히 진취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가님들이 쓰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작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로 힘든 '생방송' 촬영을 하고 있을 때, 김영현-박상연 작자들의 신작 제의가 들어왔다. 두 작가의 전작 '뿌리 깊은 나무'에 참여했던 적이 있던 신세경은 작가들을 향한 믿음이 강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신세경은 "50부작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에 기가 눌렸다. 하지만 좋은 작가님들과 유아인-김명민 선배 등 화려한 캐스팅, 홀딱 반해버린 내 캐릭터를 두고 신세경 인생에 두 번은 만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미니시리즈는 남녀 비중이 높기에 촬영이 힘든데 등장인물들이 많고 풀어야 할 이야기가 많아서 여유가 있었다"고 좋아했다. 물론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는 건 힘들더라"고 짚었다.
"6개월간 촬영에 전체 프로젝트는 1년이 걸린, 이렇게 긴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는 그는 "끝나고 나서도 실감이 안 났다. 며칠 쉬면 다시 콜타임이 나올 것 같은데 아니라서 비로소 끝난 느낌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분이 보다 좀 더 강렬한 인물인 '미실'이나 '장희빈'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들어온다면 연기하고 싶지만, "감히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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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토지'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죠. 현장에서 정말 많이 깨지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그런데 전 그게 큰 스트레스는 아니었죠. 채찍질을 당하면 좋은 장면이 나왔으니까요. 또 지금보다는 훨씬 더 순수했으니까(웃음) 그런가 봐요.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제가 된 것 같아요."
신세경은 현재 "혼돈의 27살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무슨 말이냐고 하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흥행 성적표가 '수'에서 '가'를 왔다 갔다 하는 그는 "성적이 좋으면 기쁘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행복한 순간은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간관계라는 게 행복을 주는 게 맞지만 한편으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 힘들어요.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가 제게 아직 숙제인 것 같아요.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지 않을 때 정말 답답하죠. 문제를 담아둔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는 꼭 폭발하더라고요. 그것도 '대폭발'요.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힘드네요. 어렸을 때부터 일하면서 문제를 입 밖으로 얘기하는 게 습관이 안 돼 있어서 그런가 봐요. 불만을 설명하는 건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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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현재를 '혼돈의 시기'라고 정의한 신세경은 "폭발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물론 갑자기 돌변해 화를 낸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래도 노력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는 내가 추구하는 성향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카메라 앞에 선
"전 모험이나 변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에요. 쓰던 물건 계속 쓰고, 더 가까운 길이 있어도 다니던 길만 다니죠. 하지만 나와 다르니깐 더 연기하길 원했던 것 같아요. 개혁적인 분이도 마찬가지였고요."
jeigun@mk.co.kr/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