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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 몽땅 망해라’
몽땅 망해버리라니. 흔한 벚꽃 노래도 밴드 십센치(10cm)가 하면 달랐다.
지난 1일 십센치가 발표한 ‘봄이 좋냐??’가 음원차트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다수의 음원 차트를 OST 무덤으로 만든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의 기세에도 보란듯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올킬’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봄이 좋냐??’는 15주차(4월 3~9일) 가온차트 디지털종합 차트와 다운로드 차트, 스트리밍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특히 ‘봄이 좋냐??’는 온라인 음악순위 종합차트인 iChart에서 주간 누적 1위까지 통틀어 모든 순위를 휩쓸어버린 음원에만 부여되는 퍼펙트 올킬(PERFECT ALLKILL)로 ‘PK마크’를 받기도 했다.
깜짝 음원이 내놓은 성과는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았다. 발매 3주차인 18일 오전 현재도 차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
급기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도 깃발을 꽂았다. ‘봄이 좋냐??’는 지난 17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씨엔블루의 ‘이렇게 예뻤나’와 갓세븐의 ‘플라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방송 활동을 한 적 없지만 음원 성적이 워낙 막강했던 결과다.
전략의 승리였다. ‘커플 천국 솔로 지옥’의 현장인 봄꽃 축제들로 전국이 들썩이는 시기, 갈 곳 없는(?) 솔로들의 마음을 깊이 후벼팠다. 이러한 역발상은 단순히 ‘봄이 좋다’는 이야기로는 좀처럼 승부가 되지 않았던 봄 노래 시장을 가뿐하게 접수했다.
그렇게 ‘봄이 좋냐??’는 싱어송라이터 장범준에게 ‘벚꽃연금’을 안겨준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과 계절송 시장을 양분하는 데 성공했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는 부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한 관계자는 “십센치였기에 가능했던 발상이 아닐까 싶다”면서도 “‘벚꽃엔딩’을 잇는 봄노래는 누구라도 원했던 바였기에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고 배아픈(?) 속내를 전했다.
실제로 ‘벚꽃엔딩’이 봄만 되면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 신화를 쓰는 것처럼 ‘봄이 좋냐??’ 역시 충분히 내년, 내후년 봄도 기대해볼 만 하다. 이쯤 되면 특유의 볼멘소리 말투로 ‘봄이 좋냐??’를 노래하는 십센치도 매 년 벚꽃 피는 봄날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
십센치는 지난 2010년 데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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